인천유나이티드 FC와의 연습 경기 중 김다현 선수가 공을 몰고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 FC와의 연습 경기 중 김다현 선수가 공을 몰고 공격을 이끌고 있다.

축구부와 함께한 일주일
5월의 어느 날 중앙대 축구부의 훈련 현장에 방문했습니다. 기자들은 근력 훈련과 5대2 패스 훈련, 슈팅 훈련 등에 참여했는데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9일과 13일에는 인천유나이티드 FC와의 연습경기와 대학 축구 강팀인 용인대와의 경기도 직관했습니다. 치열했던 두 경기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지금 바로 보러 가시죠! 김지현 기자 likeblue@cauon.net 사진 김지현·배효열·소지현·임종서 기자

봄바람 맞으며 진행한 훈련
즐거움 속 진지한 분위기
정상을 향해 오늘도 달린다

화창한 햇살이 가득한 아침. 5일 임종서 기자(임 기자)와 배효열 기자(배 기자)는 중앙대 축구부의 오전 훈련이 한창인 안성캠 내 축구장을 찾았다. 9일 있을 연습 경기를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아요!”
  짧은 준비 운동을 마친 후 곧바로 선수들이 진행 중인 훈련에 참여했다. 선수들은 2인 1조로 고무줄을 사용한 하체 근력 훈련을 하는 중이었다. 축구장에는 신나는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정종근 선수(생활·레저스포츠전공 3)는 좋아하는 노래를 틀고 훈련한다고 말했다. “워밍업할 때는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고 연습해요. 개인적으로는 싸이 노래를 많이 틀어놓는 것 같아요.”

  근력 훈련은 1명이 고무줄을 잡아서 뒤로 당기고, 다른 1명이 저항력을 이겨내면서 앞을 향해 뛰는 형태로 이뤄졌다. 훈련 방식도 다양했다. 왼발·오른발 번갈아 뛰기, 무릎 올려 뛰기 등 축구장을 왕복하며 여러 가지 훈련을 진행했다.

뒤로 걷기 훈련에 참여 중인 기자들. 정종근 선수가 친절하게 자세를 알려주고 있다.
뒤로 걷기 훈련에 참여 중인 기자들. 정종근 선수가 친절하게 자세를 알려주고 있다.

  고무줄을 활용한 근력 훈련 중 백미는 단연 뒤로 걷기 훈련이었다. 숨이 넘어갈 듯 훈련에 참여 중인 배 기자에게 정종근 선수는 운동 효과가 더 확실히 나타나도록 자세를 바로잡아줬다. “자세를 더 낮추셔야 해요.(웃음)” 목표 지점에 도착한 배 기자는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임 기자의 차례가 왔다. 몇 걸음을 걷자마자 다리 근육 전체에 강렬한 자극이 왔다. 축구장 중간쯤 다다른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뒤로 걷기 훈련이 끝나고 오해종 축구부 감독은 훈련은 할 만한지 물었다. 임 기자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감독님,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아요!” 오해종 감독은 웃으며 훈련의 목적을 설명했다. “잔근육을 발달시키는 훈련이에요. 이런 근력 훈련을 거쳐야 경기 때 근육이 올라오는 걸 방지하고 기초 체력을 키울 수 있어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근력 훈련이 끝난 뒤에 배 기자와 임 기자는 땅에 주저앉았다. 물 한 모금을 마시자마자 오덕기 축구부 피지컬 코치는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선수들은 힘들 법한데도 당연하다는 듯 공을 들었다. 공을 들고 모인 선수들은 7명씩 나눠 원을 만들었다. 5대2 패스 훈련을 위한 것이었다. 5대2 패스란 7명 중 술래를 2명 뽑아 좁은 공간에서 나머지 5명이 2명의 술래가 공을 못 잡게 패스를 주고받는 게임이다. 5대2 패스 게임을 통해 컨트롤과 패스, 상황 판단력을 기를 수 있다. 오덕기 코치는 5대2 패스 게임의 장점을 설명했다. “현대축구는 강한 압박을 중시해요. 패스 게임 훈련은 상대 압박이 들어올 때 안정적으로 상황을 풀어나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5대2 패스 게임 훈련. 선수들의 쉴 틈 없는 패스가 이어졌다.
5대2 패스 게임 훈련. 선수들의 쉴 틈 없는 패스가 이어졌다.

  임 기자는 갑작스럽게 오해종 감독 인터뷰 통역을 요청받아 자리를 비웠고 배 기자만 남은 훈련에 참여했다. 선수들은 패스 게임 전 공을 중심으로 좁은 원을 만들어 섰다. 술래를 정하기 위함이었다. 가운데 둔 공을 돌려 공에 적힌 로고가 가리키는 방향에 있는 선수가 술래가 된다. 술래가 정해지고 패스 게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자의 눈에 선수들이 하는 패스 게임은 가히 묘기에 가까웠다. 특히 뒷발꿈치로 공의 방향을 살짝 바꿔 술래의 무게 중심을 무너뜨린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기자에겐 많은 기회가 주어졌지만, 통통 튀는 공과 매섭게 들어오는 술래 선수의 압박에 자주 공을 놓쳤다.

  훈련을 할수록 패스 게임의 리듬을 몸에 익힐 수 있었다. ‘티키타카’. 탁구공을 주고받는 소리를 표현한 스페인어다. 축구에서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전개하는 전술을 뜻한다. 탁구공을 왔다 갔다 주고받는 것처럼 가볍게 다른 선수들과 패스를 주고받다 보니 급한 마음이 사라지고 잔 실수도 줄어들었다. 그러나 체력이 좋은 선수들의 압박과 빠른 전개에 기자는 금방 체력이 바닥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축포가 터질 것 같아요!”
  다음으로는 슈팅 훈련을 진행했다. 측면 공격수들이 좌·우에 위치해 크로스를 올리고, 다른 선수들은 두 명씩 짝을 지어 올라온 크로스를 슛으로 연결하는 훈련이었다. 기자는 양질의 크로스를 올릴 자신이 없어 슈팅하기로 했다. 기자가 느낀 긴장감을 눈치챘는지 선수들은 기자가 나설 때마다 뒤에서 힘차게 기합을 넣어줬다. 선수들의 응원 덕분일까. 초심자의 행운이 기자에게 찾아왔다. 기자의 첫 번째 슈팅은 깔끔하게 골망을 갈랐다. 선수들은 기자의 예상치 못한 골에 환호성을 질렀다.

  이른 시간에 터진 첫 골에 힘이 들어갔는지 이후에는 함께 조를 이룬 선수가 노골적으로 기자에게 공을 몰아줬음에도 불구하고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기자의 욕심은 무리한 발리슛으로 이어졌다. 욕심이 과했던 기자는 공을 놓치며 앞구르기를 하는 굴욕을 보이기도 했다. 선수들은 기자의 못난 모습에도 격려의 목소리를 보내줬다.

  첫 번째 슈팅 훈련이 끝난 후 익숙한 이름이 귀에 들렸다. “손흥민! 손흥민!” 선수들은 손흥민을 외치며 페널티 박스 좌우로 나눠 일렬로 섰다. 일명 ‘손흥민 존’으로 손흥민이 좌·우 페널티 박스에서 감아차기로 많은 득점을 올린 것에서 나온 말이다. 선수들의 날카로운 슛이 날아왔지만, 골키퍼 강서인 선수(스포츠과학부 1)는 골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기자는 손흥민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 골을 상상했다. 멋진 골을 기대해서 그런 것일까. 기자는 코치님에게 공을 잘못 패스하고 말았다. 다시 주어진 기회에 기자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기자가 의도치 않게 아래쪽을 차버린 공이 빨랫줄처럼 강서인 선수의 손끝을 스치며 골망을 흔들었다. 선수들이 골을 별로 넣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또다시 전혀 기대하지 않은 기자의 골이 터졌다. 몇몇 선수들은 매우 놀라며 뛰었고 한 선수는 기자에게 달려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오전 훈련이 끝나고 선수들은 동그랗게 모여 스트레칭했다. 선수들의 뺨에는 굵은 땀방울들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만큼 올해 축구부에 좋은 소식이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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