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독도는 어떤 땅’인지는 충분히 배우지 못했죠. 독도에 관해 잘 알고 있을 때, 독도가 우리 영토임이 더욱 명확해질 것입니다. 기자가 직접 가 본 결과 교과서의 내용이 독도를 다 품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 보려고 합니다. 독도 교육, 이대로 괜찮을까요? 김서경 기자 kim_quartz@cauon.net

일러스트 이든
일러스트 이든

일본 정부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취임 이후 처음 내놓은 ‘2022 외교청서’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왜곡된 주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정치·외교 영역뿐만 아니라 일본 교육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중대신문은 학생들이 일본의 잘못된 역사관에 반박할 수 있을지 독도에 관한 인식과 교육 현황 및 만족도 등을 설문조사를 통해 짚어봤다.  

  당신은 독도를 얼마나 알고 있나요? 
  양캠 <한국사> 일부 분반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35명의 학생이 응답했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독도에 관한 인식과 독도 교육 만족도를 물었다. 독도의 지리적 위치를 묻는 문항과 지형적 구조 등을 묻는 문항에서는 ‘대략 알고 있다’와 ‘정확히 알고 있다’의 응답 비율이 각각 1·2순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독도의 자연환경과 생태 가치’ 항목에서는 약 58.5%(79명)가 ‘대략 알고 있다’, 약 27.4%(37명)는 ‘잘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독도의 역사’ 항목에서도 약 51.1%(69명)는 ‘대략 알고 있다’, 약 36.3%(49명)가 ‘잘 모르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금까지 받은 독도 교육에 만족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약 52.6%(71명)가 ‘보통이다’고 답했다. 이어 약 27.4%(37명)는 ‘다소 만족한다’, 약 11.1%(15명)는 ‘다소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다소 만족한다고 답한 일부 응답자는 ‘기억에 남는 독도 교육이 꽤 많기 때문’, ‘역사를 배우면서 독도에 관해 부수적으로 배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 등을 이유로 언급했다. 다소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일부 응답자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사실 외에는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 ‘교육 내용이 항상 비슷하고 깊이 있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 등을 이유로 밝혔다. 

  독도 교육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연욱 학생(산업보안학과 3)은 독도 교육 방식을 지적했다. “역사나 지리적으로 독도가 한국 땅인 근거 등을 위주로 교육받았죠. 교육이 딱딱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많은 사람이 크게 관심을 두진 않은 것 같아요.” 김소은 학생(간호학과 1)은 지금까지 받은 독도 교육이 독도의 중요한 가치를 배우기에 부족했다고 전했다. “독도가 한국 영토인 이유에 대해서만 교육받는다고 느꼈습니다. 독도 문제를 배워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생각해요.” 

  독도 교육의 빈틈을 찾다 
  독도가 한국 영토임은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적 근거 등에 따른 명백한 사실로 입증된다. 그럼에도 일본은 자국 학생들에게 독도 영유권에 대한 주장을 가르치고 있다. 일본의 대부분 초·중·고 사회과 교과서에서는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내용이 기술돼 있다.  한국 초등학교의 독도 교육은 5~6학년 역사, 지리 등의 과목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학교 사회와 역사 과목에서, 고등학교 역사 등의 교과에서 독도를 언급하고 있다. 2016년부터 교육부는 전국 모든 초·중·고교에서 연간 10시간의 독도 교육을 진행하고 1주간 역사·독도 수업을 운영하는 ‘독도교육주간’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송휘영 연구교수(영남대 독도연구소)는 현재 한국 독도 교육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일본은 일본 외무성이 주장하는 독도 영유권 논리를 교육하고 있죠. 예로부터 일본 사람들이 독도를 이용해왔다고 자연스레 부각하고 있어요. 그러나 한국은 사료나 고지도 등 어린 학생들에게는 다소 딱딱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 많죠.”  

  영남대 독도연구소에서 발표한 ‘1단계 연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독도는 단순히 작은 섬에 대한 영유권 문제만이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역사 청산과 주권 확립을 상징한다. 따라서 독도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언급돼 있다. 한국의 독도 교육은 교육 자료가 부족하고 교육 지도자가 가진 정보가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송휘영 교수는 체계적인 일본의 독도 왜곡 교육 현황을 고려할 때 한국의 독도 교육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학교급별로 독도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으로 진행되면 좋겠죠.” 김창남 교수(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정치커뮤니케이션전공)는 독도 교육의 전문성을 향상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독도 문제가 역사 교과서에 짧게 언급되는 점이 아쉬워요. 간단히 언급만 하는 게 아닌 교사들이 독도 전문가한테 연수받아 학생들에게 역사적 사실과 함께 풍부하게 교육하면 좋겠죠.” 

  살아 숨 쉬는 교육을 위해 
  독도는 생태학적과 지리적, 국제법적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교육은 독도의 다채로운 가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박재홍 경북대 울릉도·독도연구소장은 독도의 변화하는 생태계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도를 둘러싼 자연환경은 변화합니다. 현재 변화하고 있는 독도의 자연환경에 관한 내용도 함께 교육했으면 좋겠어요.” 송휘영 교수는 풍부한 학습 자료를 통해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독도 교육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와 교수-학습 자료인 학교급별 ‘학습지도안’ 등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시도교육청별로 교수-학습 자료 개발을 위한 협의회 등을 설치하고 각 지역의 사정에 맞는 지도안을 작성해 전국적으로 활용하면 좋겠어요.” 

  일부 학생들은 콘텐츠 활용 측면에서 효과적인 독도 교육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지민 학생(공공인재학부 3)은 최신 기술을 활용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도 VR 체험 등을 통해 어린 나이부터 독도를 향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손유진 학생(공공인재학부 2)도 매체를 활용한 교육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활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독도 문제에만 집중하는 상업 영화나 드라마가 만들면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도 독도를 배우고 싶어요 
  영남대와 경북대 등 현재 일부 대학에서는 독도 관련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영남대에는 교양과목으로 <독도의 역사>를, 경북대는 독도의 자연에 관한 교양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앙대 학생들은 대학에서 독도와 관련된 교육을 받은 경험이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김소은 학생은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과 접목한 독도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에서는 자신의 전공, 진로와 연관 지어 학과마다 심층적으로 독도 교육이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자과대에서는 자원과 독도가 가진 가치를 연관 지어 배우는 것처럼요.” 

  서예나 학생(전자전기공학부 3)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능동적으로 독도 문제를 토론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도 관련 분쟁에 대한 새로운 근거나 반박 등이 추가되므로 대학에서도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는 독도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강연보다는 대학생들이 스스로 의미를 찾도록 학교에서 독도 문제를 토의할 자리를 마련하면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임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학에서 독도 교육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송휘영 교수는 대학에서 교양과목 개설을 통해 독도 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에서도 독도와 관련된 교양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의 지적 수요를 만족시키면 좋겠어요. 일본이 도발하는 이유와 독도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김창남 교수 또한 독도 관련 과목 개설을 통해 강의 제공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독도 문제에 공감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독도 문제는 국제법적, 정치·외교적인 문제 등의 이슈가 많습니다. 그 이슈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분야별로 학생들과 독도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하는 수업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 

  세대가 교체될지라도 독도 문제는 역사적 사실과 근거를 통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재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한국의 독도 교육은 영유권 문제 등에 치우쳐 교육의 필요성과 가치를 학생들이 깨닫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독도의 진정한 의미를 인식하는 독도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일본의 왜곡된 주장을 파악하고 논리적인 반박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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