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규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 임종서 기자
이찬규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 임종서 기자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윤리적 고찰 없는 기술 발전은 독이 될 수 있다.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는 인공지능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간 친화적인 기술을 위해 노력하는 인문콘텐츠연구소장 이찬규 교수(국어국문학과)를 만났다.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연구는.
  “2017년 HK+(인문한국플러스) 사업에 선정된 후 ‘인공지능인문학’이라는 주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산업혁명 이후로 기술은 인간과 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인공지능 역시 그 파급력이 굉장해요. 이런 기술이 인간 친화적인 기술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술의 관점이 아닌 인문학적 관점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됐어요.”

  -인공지능인문학이 왜 중요한가.
  “이 분야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이 세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죠.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한 윤리적 규범 혹은 기술 윤리 정립 없이 기술만 계속 발전하면 큰 재앙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인공지능 기술에 관해 계속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연구해야 인공지능 기술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연구방법은.
  “대부분 연구 관련 데이터 수집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는 편이에요. 인공지능 기술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해당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과 같은 주제를 데이터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죠. 이에 더해 기존 관련 연구 동향 분석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5개의 분과로 나눠서 HK+사업을 진행한다고.
  “‘인공지능 기술비평학’, ‘인공지능 관계·소통학’ 등 총 5개의 세부적인 분과를 나눠 연구하고 있습니다. 학문적 구축을 위해선 하위 영역을 두고 그 영역 간에 관계를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인문학은 다양한 분야가 융합한 학문인 만큼 여러 관점에서 연구가 진행돼야 하기에 분과를 설정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는지.
  “공학적 분야인 인공지능과 인문학적 분야, 사회과학 등 다양한 학문의 융합을 이뤄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각 분야 교수님들이 가진 배경지식, 사용하는 용어, 관점 등이 다 다르다 보니 이 점을 조정하는 게 가장 쉽지 않죠. 융합 연구가 정착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낍니다.”

  -기억에 남는 연구성과는.
  “인간 감정에 관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한 게 기억에 남네요. 인공지능이 표정이나 언어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파악한다는 이전 방식과 달리 종합적인 관점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파악하려 노력했습니다. 게임 등에서 나타나는 비윤리적인 표현을 인공지능이 어떻게 걸러낼 것인지와 관련한 데이터 구축 작업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년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인공지능 기술의 위험성에 관해 경고하는 곳이 많이 없어요. 이런 기술 관련 문제는 세계적 문제잖아요. 인공지능 기술의 위험성과 관련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여겨 학제 간 국제학술대회인 ‘ICAIH(International Conference on AI Humanities)’를 개최하게 됐죠.”

  -학생들도 연구에 함께 참여하는지.
  “대학원생들이 연구원으로 속해있어요. 연구에 참여하거나 국제학술대회 준비, 저서 참여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역인문학센터에서 사람들에게 강의를 제공하기도 하죠.”

  -앞으로 무엇을 톺아보고 싶은가.
  “현재까지의 연구는 도입 부분에 해당합니다. 본격적으로 장기적인 연구가 전개돼야 할 것 같아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연구인 만큼 더 큰 규모의 사업을 유치해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올해 7월에 열리는 국제학술대회가 끝나고는 비슷한 연구를 하는 세계 각국의 연구소들이 모인 연합회를 만들 계획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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