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유령도시. 몇 년째 이어진 안성캠의 현실이다. 부지는 넓고, 학생은 적고, 투자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의 불만은 커지고 탄식은 낮게 깔린다. 황량하니 학생은 떠나고 더욱 황량해진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누군가는 떠나버린 검단캠, 하남캠을 부르짖지만 어림없는 소리다. 우리는 경기도 안성시에서 살아야 하고 안성캠을 발전시켜야 한다. 대학본부와 법인의 힘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그래서 더욱 안성시의 지원이 필요하다. 단순히 재정 문제가 아니라 법과 규제에 꽁꽁 묶여있는 수도권 대학의 현실 때문이다.

  우선 안성캠은 활기가 필요하다. 정원 외 외국인 전형으로 힘들게 재학생 수를 늘리는 현 정책 외에는 학생 수 증가 방법이 없으니 유동인구를 늘려야 한다. 학내에 예술대, 체육대 전공별 실습실과 연습실을 개선해 조금이라도 학생들이 안성캠에서 시간을 보내게 해야 한다. 단순 환경 개선보다 사용 목적별로 실습실을 만든다면 더 큰 효과가 예상된다. 또 흑석 캠퍼스타운 사업처럼 내리에 청년문화공간을 유치해 공간이 필요한 학생을 도와주는 방법도 있다.

  불편한 캠퍼스 내 이동을 돕기 위해 공유 전기자전거를 도입하는 방법도 캠퍼스의 활기를 돋게 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는 위험과 규제에 갇힌 전동킥보드보다 지자체와 대학본부가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전남대, 충북대, 한양대 에리카캠 등 많은 타대에서 지자체와 협의를 통해 운영 중이다. 또한 지난해 안성시는 찾아가는 자전거 수리센터, 자전거 도로 재정비 등의 정책으로 경기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러한 안성시의 정책과 맞물려 캠퍼스 내에 전기자전거를 도입하는 방안은 어떨까.

  마지막으로 안성시에서 안성캠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총학생회를 통해 학생의 주소 이전을 끌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재학생 5000명에 매년 1200명씩 입학하는 안성캠 학생은 절대 적은 수가 아니다. 제21대 안성시 국회의원 재선거는 약 4000표 차이로 선거가 결정됐다. 안성캠은 안성시에 ‘덤’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안성시와 서로 윈-윈을 만들어야 한다. 또 설득해야 한다. 몇 년째 철도와 대기업 유치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서 내리, 외리에 무엇이 필요한지, 안성캠 인근 교통에는 무엇이 필요한지 말이다. 우리가 갑은 아니어도 을이 될 필요는 없다.

  박상규 총장은 중대신문과 인터뷰에서 “안성캠 공간과 시설 투자를 충분히 이루고자 한다. 다만 안성캠 발전계획이 시설을 개선하고 학생 복지를 증진하는 정도에 그치면 안 된다”고 했다. 시설 개선과 복지 증진은 학교가 맡고 그 이상의 발전은 안성시와 협력으로 채워야 한다. 교육기관과 경영 사이에서 힘든 외줄 타기를 잘하고 있는 대학본부가 이제는 안성시와 협상에서 중앙대의 영향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박성배 학생
소프트웨어학부 3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