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의 비대면 학사 동안 캠퍼스는 점차 생명력을 잃어갔습니다. 교내 시설도 폐쇄되고 삭막한 분위기 속에 회색빛 건물들만 남아있었죠. 하지만 올해 중앙대가 대면 수업을 재개하면서 서서히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조용하던 공기가 기분 좋은 웃음소리로 채워지네요.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있는 캠퍼스로 나가 중앙대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함께 들어볼까요?  글·사진 소지현·오진실 기자 truth01@cauon.net

사진 양재현 기자

대면은 즐겁지만 1교시는 힘들어요
정호준 학생(영어영문학과 2), 전상혁 학생(영어영문학과 2)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호준: “안녕하세요. 저는 인문대 영어영문학과 2학년인 21학번 정호준입니다.” 
  상혁: “같은 학과 2학년 21학번 전상혁이에요.” 
  -두 분 어디 가는 중이세요? 
  호준: “과외가 있어서 지금 대면 수업을 마치고 이동하는 길이에요.” 
  상혁: “저도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가고 있어요.” 
  -입학한 지 1년 만에 경험하는 대면 수업일 텐데 어떠세요? 
  호준:
“처음엔 대면 수업을 한다고 해서 많이 기대했어요. 여태껏 줌(Zoom)으로만 봤던 교수님과 친구들을 실제로 만나니 너무 좋았죠. 그런데 지금은 조금 지치기도 합니다.” 
  상혁: “수업을 마치고 따로 친구들과 약속 잡지 않아도 모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분명 좋긴 한데 슬슬 아침에 일어나는 게 힘들어지네요.(웃음) 저도 개강한 후 첫 일주일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대면 수업을 시작하면서 학과 사람들과 교류도 많아졌겠네요. 
  호준:
“그렇죠. 동기들도 자주 만나고 선배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생기고 있어요.” 
  상혁: “저희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학과에서 선후배를 연결해주는 ‘짝선짝후’ 행사도 하더라고요.” 
  -아직 실현하지 못한 대학 로망이 있을 것 같아요. 
  상혁:
“MT도 가보고 싶고 학교 축제나 체육대회를 경험해보고 싶네요.” 
  -이번 학기에 이뤄보고 싶으신 목표가 있는지 궁금해요. 
  호준:
“그동안 만나보지 못했던 동기들과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요.” 
  상혁: “새로 입학한 22학번 후배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전부 친해지지 못하더라도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람냄새 나는 캠퍼스라 좋아요
김유림 학생(공예전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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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예술대 공예전공 18학번 김유림입니다.” 
  -평소 이곳 벤치에 자주 앉아 계시나요? 
  “여기는 제가 안성캠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에요. 종종 이곳에 앉아 노래도 듣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도 하죠. 전공 수업이 있는 건물 앞이라서 쉬는 시간이나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과 앉아서 휴식을 취하곤 한답니다. 지금도 지인을 기다리면서 책을 읽고 있었어요.” 
  -2년간 비대면 학사였는데 오랜만에 캠퍼스에 온 소감이 궁금해요. 
  “사실 학교가 오랜만은 아니에요. 저희 과는 실습이 많아 비대면 학사였을 때도 대면 수업이 많았거든요. 그래도 대면 수업이 많이 열려서 지난 학기보다 다양한 과잠을 입은 사람들이 보이는 것 같아요. 굉장히 새롭네요.” 
  -사람들이 많아진 캠퍼스가 어색하진 않나요? 
  “아뇨. 오히려 너무 좋아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지난 학기까지 전공 실습 수업을 제외하고는 비대면 수업을 해서 다른 학과 학생들을 거의 못 봤거든요. 아쉬웠죠.” 
  -비대면이라 아쉬웠던 점이 또 있을까요? 
  “학교 행사들이 많이 줄어서 아쉬워요. 학과 후배들이 새로 입학하면 대면식이라는 행사도 했거든요. 그곳에서 학교생활이나 졸업 전시에 관해 궁금해하면 대답해주기도 했죠. 부끄러워서 망설이는 후배들에게 먼저 다가가 알려줄 수 있었고요. 그런데 그 행사가 열리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번 학기 유림 학생의 목표를 들어보고 싶어요. 
  “홀로서기요. 4학년이라 졸업 후에 갖는 책임감에 생각이 많아져요. 학생이기에 허용됐던 부분까지 혼자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되죠. 지금부터 홀로서기 연습을 하면서 천천히 졸업 후 제 삶의 기반을 다져두는 것이 이번 학기 목표랍니다.”
 

생기 도는 캠퍼스에서 활력 충전
설충길 서울캠 후문수위실 방호원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서울캠 후문수위실에서 근무하는 방호원 설충길입니다. 중앙대와는 1978년부터 인연을 맺어왔어요.”
  -중앙대에 오래 계신 만큼 지난 2년이 낯설었을 것 같아요.
  “학교에 학생들이 있어야 보는 사람도 활기찰 텐데 텅 비어있으니 저 자신도 쳐지는 게 느껴졌죠. 또 교수님들도 출근을 많이 안 하셔서 캠퍼스가 삭막했어요. 조금 섭섭하고 아쉽더라고요.”
  -요즘 대면 학기가 다시 시작된 걸 체감하시죠?
  “그럼요. 덕분에 기분이 상쾌합니다. 등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분위기도 좋고 보람을 느껴요. 오랜 시간 봐온 얼굴들도 다시 볼 수 있어 반갑기도 하죠. 며칠 전에는 한 학생이 만두를 사 와서 수고하신다며 건네더라고요. 교수님들도 반갑게 안부를 물으시기도 했죠. 캠퍼스가 북적이면서 다시 따뜻함을 느끼게 돼 좋았습니다.”
  -캠퍼스에 사람이 다시 많아져 그만큼 바쁘시겠어요.
  “아무래도 차량도 많이 들어오고 검역소도 붐벼서 정신이 없어요. 특히 310관(100주년기념관)에서 대면 수업이 많다 보니 후문으로 인파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죠. 그래도 지금이 더 만족스럽습니다.”
  -한가한 것보다 사람 가득한 캠퍼스가 더 좋으시군요.
  “학생들을 만나면서 대화를 나누고 함께 웃다 보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거든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기분 좋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인 거죠. 더불어 매번 새로운 학생들로 학교가 채워지면 캠퍼스 분위기도 달라지니까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대면 학사에 기대하는 바가 있으신지 궁금해요.
  “개인적으로 학교가 더 생명력이 돌고 밝아져서 좋은 분위기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더 발전하는 학교가 됐으면 합니다.”

 

북적북적한 캠퍼스를 기다립니다
김민숙 ‘까로치아’ 사장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성캠 810관(원형관)에서 카페 ‘까로치아’를 운영하는 김민숙입니다.”
  -카페가 유독 쌀쌀한 것 같아요. 춥진 않으세요?
  “카페가 원형관 중앙 복도에 있어 조금 추워요. 겨울에는 바람이 빙글빙글 돌아서 춥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주위에 강의실이 있어서 학생들이 이용하기엔 편리할 테니 참아야죠.(웃음)”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하신 지 얼마나 됐나요?
  “원형관에선 올해가 처음이에요. 이전에는 5년 정도 902관(안성캠 중앙도서관) 앞에서 카페를 운영했죠.” 
  -알고 지내는 학생들도 많을 것 같아요.
  “많아요. 웬만하면 이름을 물어보고 기억했다가 다음에 오면 이름을 불러주거든요. 주문을 받을 때도 피곤해 보이는 학생이 오면 메뉴를 추천해주죠. 이곳에 오는 학생들이 편히 쉴 수 있게끔 자식을 대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2년 동안 비대면 학사여서 아쉬우셨을 것 같아요.
  “학생들을 자주 보지 못해 아쉬웠죠. 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을 보면서 이름을 불러줄 수 없는 게 마음이 쓰여요. 아무래도 직접 얼굴을 보지 못하니 이름을 외우는 데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대면 학사 재개를 실감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솔직히 기대만큼은 아니에요. 교수님들께 들어보니 40명 이상의 강의는 아직 비대면으로 진행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지난해보단 학생들이 많아졌긴 하지만 예상한 만큼 늘어나진 않았어요. 직원도 구하고 다양한 메뉴도 준비했는데 학생들이 많지 않아 아쉬웠죠.”
  -앞으로 대면 수업이 점점 늘어난다면 기대되는 점이 있을까요?
  “학생들과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전처럼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도 해주고 싶어요. 이곳이 단순히 카페가 아닌, 그 이상의 인생상담소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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