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 그거 하면 뭐 있어?’ 지난 1년간 매주 금, 토요일을 기사 마감과 조판으로 시간을 보내는 기자를 보고 주변 지인들이 하는 말입니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멋쩍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죠. 기자이기는 하나, 학생 신분에서 수행하기 때문에 학생이라는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학보사 조직이 대학 사회에서 위치가 애매한 점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대학본부의 행보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지만, 대학본부로부터 예산과 공간을 제공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종종 대학본부를 비판하는 논조로 기사를 작성할 때는 답변을 거부하거나 기사화를 원치 않아 하기도 하죠.

  지난해 인근에 위치한 한 대학에서 학보사 기자 전원이 해임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유 역시 대학의 섣부른 대면 학사 운영을 비판하는 논조로 기사를 작성해 주간 교수와 마찰을 빚었다는 점에서 비롯됐습니다. 물론 곧바로 해당 학보사에서 입장문을 통해 기자 해임이 철회됐다고 밝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학보사는 예산 부족 문제로 예정된 발간 횟수를 마저 채우지 못하고 조기 종간을 했다고 전해졌죠.

  학생 대표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부 학생 대표자들은 기자들의 연락을 피하거나, 소통하지 않으려고 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엄연히 공인으로서 학생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그들은 목소리를 낼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본인을 향한 비판을 피하는 게 우선인가 봅니다.

  인지도 역시 학보사가 겪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종이 신문의 인기가 줄어들면서, 학보사뿐만 아니라 다수의 언론사가 독자층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양질의 기사를 생산하더라도 독자가 없다면, 그 빛을 발할 수 없게 되죠. 변화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이번 학기 중대신문은 기성 언론과는 다른 시각에서 취재를 진행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정론직필의 정신으로 학내외 사안을 전달할 대학보도부, 감명과 울림을 선사할 문화부, 독자의 시선을 연장하고 시야를 확대할 사진부, 사회 속 불평등에 목소리를 던질 사회부, 따스한 문체로 사람을 그려낼 여론부까지. 더불어 만평이나 팟캐스트 등 뉴미디어를 통해 독자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중대신문 기자들은 학보사의 일주일 업무를 우스갯소리로 네모 바퀴로 빗대곤 합니다. 기사가 엎어지고, 문제가 발생해도, 어떻게든 매주 월요일에 신문이 나오죠. 하지만 일주일을 순탄하게 보내기 위해 네모의 각을 무디게 해 바퀴를 둥글게만들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번 학기 약 2년 만의 대면 학사가 시작됩니다. 중대신문은 이전보다 발로 뛰며 네모 바퀴의 각을 더욱 예리하게 해 날카로운 기사를 생산하는 신문사가 되겠습니다.

박환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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