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협, 학생 참여 직선제 제시해
학내 구성원 모두 선출제 고민해야

법인 교체 이후 중앙대에서는 학내 구성원이 직접 총장을 선출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수년이 지난 현재, 총장 선출제에 관한 학내 구성원의 의견은 어떨까.

  구성원 의견 반영 필요해
  2017년 12월 교수협의회(교협)가 진행한 ‘중앙대에 가장 적합한 총장 선출제 방식’ 투표에서 참여 교수 중 약 93%가 임명제에 반대했다. 손준식 교협회장(역사학과 교수)은 “이사회로부터 임명된 총장은 대학의 발전보다 재단의 의향을 더 많이 반영했다”며 “이는 많은 저항을 불러왔다”고 투표 결과를 진단했다. 이어 “해당 조사 결과는 누적된 교수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준식 회장은 현재 총장 임명제의 대안으로 학생들이 참여하는 직선제를 제시했다. 중앙대는 과거 교직원만 참여하는 직선제를 실시한 바 있다. 손준식 회장은 “향후 직선제를 실시한다면  학생도 선거 유권자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교협은 이번학기 총장 선출제를 주제로 대의원회를 개최해 논의할 예정이다. 손준식 회장은 “대의원회에서 교수들의 의견을 취합한 후 이를 대학본부에 공문으로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직선제를 시행한다면 교수사회 내 파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손준식 회장은 “현 정치권에서 정당 내 파벌이 있다고 대표를 안 뽑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총장 선출을 계기로 대학 내에서 파벌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조직 내 경쟁은 당연히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총장 선출제에만 얽매일 필요 없어
  한편 총장 선출제가 아닌, 학장 선출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장지훈 노동조합위원장은 “대학 내 세 주체가 대학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며 “학생은 대학을 교육기관의 중심으로, 교수는 교육 및 연구 공간으로, 직원은 행정을 중점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 선출제 개선을 단순한 사안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지훈 위원장은 학생과 교수, 직원의 대표자가 모여 총장을 선출하는 간선제의 문제점을 우려했다. 장지훈 위원장은 “각 단과대별 입장 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다수 득표자가 총장이 되는 직선제는 집단 분열을 유발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장지훈 위원장은 ‘학장 직선제’를 제안했다. 현재 총장은 부총장과 학장, 처장을 임명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장지훈 위원장은 “직선제를 실시한다면 총장 직선제보다 학장 직선제를 시행해야 한다”며 “학장 직선제는 학생 의견을 반영하기 좋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장 직선제는 각 학문단위의 필요를 반영하기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임명제, 학생들의 생각은?
  학생사회에서는 총장 선출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승민 인문대 학생회장(역사학과 4)은 현재 총장 선출제인 임명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승민 회장은 “임명제를 실시하면서 총장 후보가 누구인지, 임명된 총장이 어떤 정책을 제시하는지 알 수 없었다”며 “이사회의 독단적인 임명으로 일방적인 학사운영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성혁 정치국제학과 학생회장(3학년)은 “임명제는 학생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비민주적 제도”라며 “학생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총장 선출제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경 동물생명공학전공 학생회장(4학년)은 “임명제는 선출과정이 불투명해 공정성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총장 선출 과정과 임명 이유 등의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임명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A학생(사회복지학부 4)은 “임명제를 시행함으로써 학교 법인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보다 쉽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며 임명제를 통해 학교 발전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직선제와 간선제에 관한 학생사회의 의견은 어떨까. 김민정 사과대 학생회장(사회학과 4)은 “직선제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파벌 형성 등의 부작용으로 총장 선출제가 임명제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선제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반면 최승민 회장은 “학생의 투표 영향력이 강해진다면 교수들의 파벌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선제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황성경 회장은 “적절한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표자들은 구성원의 의견을 함축적으로 반영한다”며 “과정의 합리성을 고려한다면 간선제가 적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성혁 회장은 “간선제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수단이지만 모든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학생 대표와 일반 학생의 의견 차를 줄여야 함을 강조했다. 최승민 회장은 “직선제로 가는 과도기적 정책으로 간선제를 실시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캠 총학생회(총학) 는 지난해 총장 선출제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승혁 서울캠 총학생회장(경영학부 4)은 “각 총장 선출제마다 장단점이 분명하다”며 “타대의 총장 선출제와 비교해 중앙대에 적합한 총장 선출제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최승민 회장은 “총학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회도 총장 선출제 개선에 의지를 보이고 명확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며 “모든 학내 구성원이 어떤 총장 선출제가 옳을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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