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는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됐다고 할아버지께 말해야할지 고민하는 중이다.출처 넷플릭스
하오는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됐다고 할아버지께 말해야할지 고민하는 중이다. 출처 넷플릭스

 

중국 출신의 영화감독 하오는 동성 연인 그리고 그의 두 자녀와 함께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부부는 대리모를 통해 두 아이를 갖게 됐는데요. 입양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하오의 부모님은 유전적으로 연결된 손주를 원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오가 현재 가족을 꾸리기까지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일단 그의 어머니는 그가 게이라는 걸 납득하는데도 2~3년이 걸렸습니다. 아버지는 하오가 게이 인 게 자신의 꿈을 좌절시켰다고 말했고, 할아버지는 아직도 하오가 게이라는 사실을 모릅니다. 이런 가족들인데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는 결정을 쉽게 찬성했을 리 만무합니다.

  <보통의 가족>은 하오 본인과 그의 파트너로 구성된 가족보다, 하오의 부모님을 중심으로 한 고향 가족에 초점을 둡니다. 그들이 얼마나 하오에게 여자친구가 있길 바라고, 빨리 결혼해 아이를 갖길 원하는 지 등 동양 사회에서 흔히 요구되는 것들이 곳곳에 묻어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하오는 덤덤하게 가족의 말을 영상에 담아내지만, 아무렇지 않기엔 꽤 무거운 말이 많습니다. “그런 건 (동성애는) 들은 적도 없어.” “우리 입장은 생각도 안 하지.” “이젠 용서할 수 있어.” “아이들이 태어나면 차라리 엄마에 대해 거짓말을 해.” 하오의 덤덤함이 여러 차례 상처가 나다 결국 굳은살이 박여버린 결과처럼 느껴집니다.

  다큐멘터리 내내 어머니는 눈물로 아들에 대해 아쉬움과 실망을 드러냅니다. 하오의 가족은 평범하지 않다는 어머니의 말에 하오는 자신의 가족이 “평범한 가족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인지 다큐멘터리 초반에 고향 가족끼리 서로 싸우는 장면이 등장하는데요. 고향의 가족은 어머니가 말하는 보통에 속하는 가족이지만 그것이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하오는 가족의 이해를 바라는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이 그 자체로 가족을 눈물 흘리게 했단 사실에 안타까워합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께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과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게 큰 상처를 주진 않을까 염려하죠. 나이가 드니 진실만큼 중요한 건 가족의 감정을 살피는 것인 것 같다는 하오. 결국 하오는 진실과 거짓 중 무엇을 말하게 될까요?

  대다수의 가족이 엄마와 아빠, 자녀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모습이 보통이라 불릴 수는 없습니다. 하오의 가족처럼 아빠 두 명과 자녀로 이뤄진 가족도 충분히 그들의 입장에선 보통이고 정상이기 때문이죠. 가족이 어떤 모습을 띠고 있더라도 그 구성원이 만족하고 행복하면 모두 존중받을 가치가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는 본인이 원하는 가족을 꾸리는 게 주위 사람에게 상처가 될 이유가 없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그저 특별할 것 없는 가족의 모습을 담은, 행복의 또 다른 모습을 제시해주는 다큐멘터리 <보통의 가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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