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에 선 상황… “서로 존중해 극복해야”
  • 심가은 기자
  • 승인 2020.08.31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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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동준 기자
사진 이동준 기자

등록금 사용 세부 내역

언제든 공개 가능해

 

"학생 의견 청취하고 있으나

상황적 이유 이해해달라"

 

장애학생 지원 최우선시

새내기 소속감 고취에도 적극적

 

"지난 학기보다

높은 학습효과 위해 고민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시끄러운 1학기였다. 소통이 어려워지자 학내구성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들려오는 대답이 없으니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불만족스러운 강의부터 특별장학금 예산 편성 및 성적장학금 축소에 관한 논의까지 정리되지 않은 의제가 산재한다. 그렇게 새 학기가 시작됐다. 27일 박상규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지난 학기 코로나19로 인한 대처를 자평한다면.

  “‘중앙가족의 건강을 최우선시한다’는 일관된 원칙으로 모든 상황에 대응해 왔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도 남고 더 잘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지난 학기의 경험이 이번 학기를 순탄하게 운영할 조건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장 혼란스러울 재학생 여러분께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만족스러운 대처방안을 찾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번 학기는 보다 체계적인 학사 운영이 가능할 겁니다.”

  -이번 학기 학사 운영을 위한 준비는.

  “제한적 대면수업과 전면 비대면 수업에 대비한 인프라 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서버를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계약을 연장했고 서버 인프라는 1학기보다 1.5배 증설할 예정입니다. 또한 온라인 콘텐츠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를 점검했고 온라인 실시간 강의 및 동영상 강의 촬영이 가능한 다빈치클래스룸을 추가로 신축했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학기에 비해 높은 학습 효과를 이뤄야 한다는 의제가 남아있습니다. 학생과 교수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고민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한 중간고사 기간까지 학사일정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중간고사 때까지 비대면 강의를 실시한다면 여러 가지를 짧은 시간에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습니다. 2학기 학사 운영의 중점 사항은 코로나19 국내 전파 상황에 따라 변동 사항을 신속히 안내해 비대면 수업에 혼란이 없도록 지원하는 겁니다.”

  -장애학생 지원에도 개선이 필요하다.

  “처음 경험하는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학기는 장애학생에게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장애학생 편의 지원을 최우선으로 삼겠습니다. 과제 및 시험 시에는 장애학생 정보를 담당 교수에게 사전 안내해 학생의 별도 요청 없이도 적절한 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청각장애학생 지원 방안 중 동영상 강의 자막서비스 제공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습 도우미 및 속기 지원뿐 아니라 수업 스크립트 제공, 외국어 전공 수업 자막 제공 등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새내기의 소속감 고취가 필요한 때다.

  “대학은 단순히 수업을 듣는 공간이 아닙니다. 구성원 간 관계를 형성하며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곳입니다. 대학이라는 공간을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신입생은 캠퍼스에서 제대로 된 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기에 더욱 신경이 쓰입니다. 9월에 대면 강의를 계획했던 이유도 새내기에게 소속감을 심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호전되면 소규모 신입생이라도 학교에 초대해서 이벤트를 할 생각이 있습니다. 기회가 안 되면 온라인으로라도 계속 소통해나갈 생각입니다. 규모 있는 예술대가 있어서 랜선 음악회 같은 행사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별장학금 편성과 함께 성적장학금이 축소됐다.

  “특별장학금을 편성하며 성적장학금이 축소돼 불만이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먼저 성적장학금 축소는 특별장학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기보다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성적의 변별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기인했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합니다. 성적장학금 중 일부가 특별장학금으로 충당된 형태고 더 큰 비용은 전체 부서 경상비 절감과 적립기금 인출로 집행할 예정입니다.

  특별장학금 지급과 관련한 부분은 총학생회보다 먼저 대학본부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다만 대학재정이 너무 어려운 상황입니다. 2학기 등록률도 알 수 없기에 1학기 예산 집행 정도를 확인하고 최대한의 액수를 고려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지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대학재정 상황에도 변화가 있나.

  “대학 재정은 등록금회계와 비등록금회계로 나뉩니다. 지난 학기 등록금 회계에 결손이 크지는 않았으나 코로나19로 비등록금 회계가 반토막 났습니다. 기숙사, 사회교육처, 발전기금 등을 포함하는 비등록금 회계에 약 200억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전체 부서의 예산 30%를 감액했습니다. 비등록금 회계가 어려운 상황이니 당분간은 긴축 재정을 이어가고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을 인출해 재정 손실을 보전하고자 합니다.”

  -등록금 사용 세부명세 공개 요청이 있었다.

  “등록금 수입은 시설관리비, 용역비, 공과금, 장학금, 실습비, 학생지원비, 연구비, 인건비 등 모두 학생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 경비로 사용됩니다. 교육을 위한 고정 비용이기 때문에 수업 형태와 관계없이 일정하게 지출됩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계획에 없던 전면 온라인 수업 지원 및 교내 방역 지원 비용이 크게 발생했습니다. 새로운 수업방식을 지원하기 위해 증가한 비용 규모는 비대면 수업에 따라 미집행된 실습비 규모를 훨씬 초과합니다. 등록금 사용 내역은 언제든 공개할 수 있으며 매년 홈페이지에 예·결산서를 공시해 전면 공개하고 있습니다.”

  -안성캠 학생들의 강의 선택권 향상을 위한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강의 추진을 언급했었다.

  “중앙대의 캠퍼스 간 차이와 관련한 불만은 양캠이 지리적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환경 차이에서 발생하는 불만이 있을 것이고 안성캠 중장기 발전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합니다.

  텔레프레즌스 강의는 수업권을 지켜주고자 하는 생각의 연장선이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돼서 대면 수업이 많아지면 오전은 안성에서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서울캠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도록 다빈치클래스룸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산학협력 클러스터 구축의 진척은 어떤가.

  “중앙대는 캠퍼스별 학과 특성 및 지역사회 산업군의 특성을 반영해 서울캠은 4차 산업 중심, 안성캠은 6차 산업 중심의 산학협력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6차 산업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타대가 4차 산업에만 주력할 때 우리는 두 산업에 같이 주목합니다. 중앙대 광명병원을 중심으로 한 ‘헬스테크’, 안성의 산업 및 학과 특성을 반영한 ‘스마트팜’ 등 특화 분야를 선정하고 산학 공동연구, 융합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학이 집적화된 클러스터와 산학협력 상생 모델을 운영한다면 맞춤형 인재 양성 및 공급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대가 대학과 기업 간 유기적인 산학협력의 선도모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어느 때보다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다.

  “학생의 의견을 청취하고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긴급한 대응에 고려하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중재와 해결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인 만큼 직접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늘릴 예정입니다. 대학처럼 다양한 구성원과 하부조직을 보유한 조직일수록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큽니다. 원활한 소통은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고 민주적이었는지, 정보전달은 충분히 이뤄졌는지 등에 좌우됩니다. 힘든 상황을 겪고 있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바로 해줄 수 없는 입장도 이해해주면 좋겠습니다.”

  -교수노동조합 설립이 가능하게 됐다. 기대하는 바가 있나.

  “6월 22일 중앙대 교수노동조합(교수노조) 설립 신고증이 교부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간 교수협의회에서 대학본부가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교수노조가 생기면 대학 발전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중앙대 발전과 구성원의 권익을 보호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합니다. 교수노조가 조직에 뿌리내리고 원활히 운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학내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 중앙대는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모두가 혼란스러운 시기지만 학내 구성원의 노력으로 비교적 잘 극복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고, 힘든 만큼 서로를 존중해야 극복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여유가 필요하고 상호 간 예의가 필요합니다. 구성원이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총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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