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되는 학교의 주인들
  • 중대신문
  • 승인 2020.04.0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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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학본부는 온라인 강의를 추가 연장했다. 대학본부는 학사 일정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물어왔던 것은 단 세 차례의 간담회뿐이었다. 그마저도 지난달 30일 이루어진 총장간담회에는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위원 중 총학생회장 단 한 명만이 참석할 수 있었다. 개강 연기가 결정된 이후 두달 동안 중운위에서 대학본부를 직접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지난달 25일이 처음이었다. 처음부터 중운위에서는 지속해서 대학본부와의 대화를 요청해왔으며, 지난달 23일에는 중운위의 요구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대학본부의 답변은 얼마나 성실했는가.
  최근 두세 차례 중운위와 간담회를 진행한 것이 학생들과 대화하는 전부라 생각한다면 대학본부는 반성해야 한다. 중운위에서는 학사 일정이 확정되지 않을 시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여러 차례 실험·실습을 제외한 과목들의 한학기 전체 온라인 강의를 건의해왔다. 그러나 결국 온라인 강의 연장을 결정하는 그 자리에 학생대표자는 참석할 수 없었고 중간고사까지의 연장이 결정되고 공지되는 동안 학생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간담회에서 학생처장이 학교의 주인은 교수, 학생, 재단이기에 누구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의 일이었다.
  물론 우리 모두의 바람처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오는 5월 9일 안에 종식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온라인 강의는 또 연장될 것이다. 이제 교수들은 수업의 커리큘럼을 오프라인 강의로 진행할 부분과 온라인 강의로 진행할 부분을 다시 나누어야 하고, 그마저도 온라인 강의가 더 연장된다면 다시 강의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대학본부는 강의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지만 계획조차 제대로 서지 않은 강의가 과연 질 좋은 강의라 할 수 있는가.
  또한 지방 거주 학생들과 자취생들은 다시 4주를 기다려야 한다. 아직 오프라인 수업 때 지낼 곳을 구하지 못한 지방 거주 학생들은 대면 개강을 대비해 한달 동안 부동산 곳곳을 전전할 것이며, 자취생들은 의미 없이 높은 월세를 한번 더 지불해야 한다. 대학본부가 온라인 강의 기간을 찔끔찔끔 연장하는 동안, 학생들은 등록금 외의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 게다가 운 좋게 거주지를 마련한다고 해도 오는 5월 9일 이후에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그 부담은 갑절로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19로 마주한 대학의 위기상황은 교수, 재단, 학생이 공동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대학본부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개강 연기가 결정된 이후 지금까지 학생들은 계속해서 일방적인 대학본부의 통보만을 기다리고 있다. 대학본부에서 말했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학교를 위해서는, ‘통보’가 아닌, 정기적이고 조금 더 적극적인 교수-학교-학생 간의 동등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전유진 인문대학생회장
역사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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