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의장:강의원, 전남대 총학생회장 이하 한총
련) 대학생들의 한양대 진입을 저지하던 전투경찰이 시위현장에서 숨졌다.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출범식 예정지인 한양대를 원천봉쇄하고 있던 경남
경찰청 502전경대 소속 유지웅 상경(전남대 체육교육과.1)이 한양대 진입을
시도하던 학생들과 대치도중 쓰러져 건국대부속 민중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
다.

부검결과 유상경의 오른쪽 골반뼈가 내려 앉고 그 충격으로 간이 세도막
나면서 나온 피와 간주위의 대정맥이 파열되면서 생긴 피 9백cc가량이 심장
과 폐, 위 등에 고여 있었다. 머리부위와 오른쪽 귀에서도 약간의 출혈 흔적
이 발견됐으나 이는 가벼운 타박상에 따른 출혈로 뇌출혈은 아니며 심장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 직접적 사인은 간과 횡경막 파열로 드러났으며 타격으
로 인한 외상이 없어 차량의 충격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유상
경의 죽음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과 상황판단의 미숙이 빚어낸 비극으로 밝혀
졌다.

사고당시 유지웅 상경은 성동교 북단 한양대 후문 부근에서 코피를 흘린
채 특별한 외상없이 반듯이 누워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주변 학생들은 "학
생들이 성동교를 넘어오자 이를 저지하던 전경 3백~4백여명이 페퍼포그차와
함께 뒷걸음질 치다 페퍼포그차가 다시 전진하자 쓰러졌던 전경들이 비틀거
리며 일어났으나 한명은 꼼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총련은 유상경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한총련 소속 전
국대학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유상경은 지난 5일 국립묘지 현충원 경찰 묘역에 안장되었다.
한편 지난 4일, 오전 9시 15분경 한총련 임시사무실에서 이석씨(23)가 쓰
러져 있는 것을 학생들이 발견해 한양대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씨는
발견당시 허벅지와 어깨 등 온몸이 피멍이 들어 있었으며, 손목에도 끈에 묶
인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한총련은 3일 오후 3시경 이씨가 한총련 사무실 주변에서 `남총련 사무실
이 어디냐'며 서성거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생들이 사무실로 데리고 가 신
분확인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황과 관련해 "이씨가 `경
찰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진술해 프락치로 확인하고 진술서를 쓰게 한 뒤 돌
려보낼 생각이었으나 이씨가 갑자기 학생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는 바람에
이씨를 묶어 놓은 채 사무실을 나간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치사사건 직후 한총련 강위원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
고 이씨의 유가족에 애도의 뜻을 전하고 "이씨의 죽음과 관련한 모든 법적
도의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씨의 구타와 관련된 건국대
권신욱, 이호준군 등 학생 2명과 목격자들이 경찰에 출두하여 조사를 받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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