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같은 문을 향해
  • 이웅기 기자
  • 승인 2019.11.11 0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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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밥 한번 먹어요.” 친하지 않은 사이에서 자주 하는 말이죠. 정말 밥이 먹고 싶을 수도 있지만 당신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번학기 여론부에서는 한학기 동안 매주 다른 중앙대 유명인사와 ‘밥 약속(밥약)’을 잡고 함께 식사할 예정입니다. 이번주 밥약의 주인공은 중앙대 총동문회 김중태 총동문회장(행정학과 71학번)입니다. 인터뷰를 위해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중앙대 총동문회관 사무실에 다녀왔습니다. 동문이지만 우리와 다소 멀게 느껴지는 그와 한층 가까워지는 시간을 가져보시죠.

사진 정준희 기자
사진 정준희 기자

고시반원 시절 학교서 숙식 해결
10배로 갚는 내리사랑

장학 사업 펼치고
특임 교수로 강의 진행도


“학부생 시절 학교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래서 졸업 후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여유가 생기면 후배들에게 갚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딱 10년 동안 10배로 말이죠. 그런데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 장학금 지급 사업을 그만두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다 총동문회장까지 맡게 됐네요.(웃음)”

  꾸준한 동문 생활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중앙대 총동문회관은 서울캠 후문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 학교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총동문회 활동을 하고 있는 김중태 총동문회장과 지난 7일 목요일 점심 식사 한끼를 함께했다.

  사당역 근처 정류장에 내리자 맞은편으로 ‘중앙대학교 총동문회관’ 간판이 붙은 건물이 눈에 띄었다. 3층으로 올라가자 동문들이 인사를 건넸고 그 뒤로 사무실 한쪽에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 김중태 총동문회장의 모습이 보였다.

  테이블 위 미리 준비된 다과를 먹으며 본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동문회장을 역임하게 된 계기부터 들어봤다. “지난 2017년 총동문회장직을 부탁하기 위해 동문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단체에 시간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제안을 고사했어요.” 하지만 동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삼고초려 끝에 그의 수락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학교 발전을 위해 제가 필요하다며 계속해서 찾아오더라고요. 숙명으로 받아들여 결국 총동문회장직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는 사실 총동문회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학교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행정학과 동문회장, 박사 동문회장 등 여러 동문회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학교에 애정이 많다 보니 총동문회장까지 맡게 됐네요. 바쁜 시간을 쪼개 활동해야 해 초반에는 조금 곤란하기도 했죠.(웃음)”

 

  10배로 돌려줄게

  말문을 트고 대화를 하는 동안 시간이 꽤 흘렀다. 조금 늦은 점심 식사를 위해 근처 음식점을 찾았다. 이번주 메뉴는 인터뷰 전 예약해둔 중식당 코스 요리다. 음식이 하나씩 나와 가장 맛있는 순서대로 즐길 수 있는 코스 요리는 여러 동문회를 차례차례 거쳐 온 그의 동문 생활과 비슷하다.

  애피타이저로 겨자에 버무려진 해파리냉채가 나왔다. 새콤한 맛이 침샘을 자극했다. 입안 가득한 침을 넘기며 못다 한 인터뷰를 이어갔다. “공부를 위해 거제도에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고시반에 들어가 장학금을 받으며 어려운 형편 속에서 학업을 이어갔죠. 당시 고시반에서 식사도 제공해주고 잠자리도 마련해준 덕에 거의 살다시피 했어요. 그때 ‘나중에 잘 되면 내가 받은 혜택의 10배를 학교와 후배들에게 꼭 되돌려 줘야겠다’고 다짐했죠.”

  어느새 회사 하나를 이끄는 대표가 된 그는 후배들에게 10배가 훨씬 넘는 내리사랑을 선물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학업에 정진하는 고시반 후배들을 위해 망설임 없이 학식 4000끼를 결제했다. “제가 학교 다닐 때와 다르게 지금은 고시반에서 식사를 제공해주지 않아요. 그 영향인지 학생들이 아침을 거른다고 하더라고요. 끼니 거르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차원에서 식사를 선물하고 왔어요.”

  학교의 도움을 받으며 무사히 박사 과정까지 마친 그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 특임 교수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행정대학원에서 ‘주택정책’을 3년 정도 강의했어요. 후배들을 보며 학교 다닐 당시 기분을 느끼곤 했죠.”

  또 지난 2004년 ‘덕명 김중태 장학금’을 만들어 지금까지 후배들을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 제도를 마련했어요. 장학금을 받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시험에 붙은 후배들에게 종종 연락이 오기도 했답니다. 저는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후배들은 그때를 잊지 않고 있더라고요.(웃음)”

 

  하나 된 동문 위해

  그는 어떤 마음으로 총동문회를 이끌고 있을까. “동문 간 친목을 도모하고 학교 발전에 이바지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어요. 행사도 단순히 즐기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획하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지난 4월 총동문회는 ‘4·19 기념행사’를 추진했다. “동문 400여 명이 모여 의혈탑과 임영신 동상을 돌아본 후 국립서울현충원이 있는 서달산으로 향하는 행사를 진행했어요. 4·19 혁명 당시 6명의 선배가 희생됐죠. 돌아가신 민주 열사 선배들을 기리며 ‘의에 죽고 참에 살자’는 교훈을 되새기자는 취지였어요.” 또 국가보훈처로부터 해당 행사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4·19 기념행사는 학교 주도로만 이뤄졌어요. 동문회 차원에서는 올해 처음 개최했죠. 이런 행사를 통해 학교의 전통과 역사를 되살리는 데 힘쓰고 있답니다.”

  김중태 총동문회장은 발전적인 총동문회 운영 계획도 갖고 있다. “동문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학교 전반적으로 형성돼있지 않아요. 그래서 서울캠 중문 근처에 새로운 총동문회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죠. 총동문회관이 캠퍼스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 학생들이 동문회 활동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예요.”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마지막으로 총동문회장으로서 그의 계획을 들었다. “단대, 전공단위, 지역별 동문회 결속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 임기는 올해까지예요. 앞으로 어떤 분을 모셔야 총동문회가 더욱 발전할지 고민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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