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지키기 위해
  • 사진부=김정훈·김아현·박진용 기자
  • 승인 2019.11.1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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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불조심 하세요 ~ 매년 11월 9일은 ‘소방의 날’ 입니다. 11월 9일에는 재난 및 구급신고 번호인 119번을 상징하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번주 사진기획에서는 지난 9일 제57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동작구를 관할하는 동작소방서에 다녀왔습니다. 불과 싸우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소방관, 그들의 모습을 만나보시죠.

‘목숨 걸고 누군가를 지켜낸 적이 있는가.’ 누군가를 지키는 것이 업이 된다면 어떤 마음일까. 아니, 누군가를 지키며 살아가는 이들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 동작소방서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그곳에서 출동 지령 소리에 한 치의 주저 없이 달려나가는 소방관을 만났다. 

Here, hero
 위험하지 않은 구조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부름에 모든 것을 제쳐놓고 달려오는 사람이 있다. 바로 소방관이다. 그들에게 ‘소방관’이라는 세 글자는 생계수단인 동시에 자부심이다. “멋있잖아요.” 김준영 소방사가 소방관의 길을 걷게 된 이유다. 그는 지금 구조대원으로 동작 소방서에서 2년째 근무하며 수많은 현장에서 타인의 생명을 지키고 있다. 개인 업무와 훈련으로 짜인 소방관의 일과표는 주간, 야간, 당번 조로 구분돼 주어진다. 하지만 소방관에게는 ‘출동’이라는 가장 중요한 일이 있다. 개인 업무를 볼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인터뷰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출동이 우선이다.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장난을 치다가도 ‘출동’ 앞에서 그들은 진지한 모습으로 현장으로 달려간다. 그가 말하는 소방관의 하루는 누구보다 특별했고 생각보다 평범했다. 여기, 누군가를 지켜주기 위해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 어릴 때 봤던 영화 속 영웅처럼.

①출동 준비 중인 소방대원들. 화재 발생 시 구조버스는 소방인력과 장비를 실어나른다.   ②닫힌 문을 여는 유압전개기   ③④방화복, 소방헬멧, 공기호흡기 세트 등 총 20kg가 넘는 장비를 착용하고 화재현장에 진입한다.
①출동 준비 중인 소방대원들. 화재 발생 시 구조버스는 소방인력과 장비를 실어나른다. ②닫힌 문을 여는 유압전개기 ③④방화복, 소방헬멧, 공기호흡기 세트 등 총 20kg가 넘는 장비를 착용하고 화재현장에 진입한다.

그곳으로 다가가기까지
  출동 지령 소리가 울리면 소방관은 차고로 향한다. 여러 장비와 다양한 소방차로 가득한 차고에서 모든 출동이 시작된다. 소방차가 향하는 곳을 상상했기 때문일까. 뜨거운 화염을 향해 달려갈 소방차가 가득한 차고에는 서늘한 공기가 흐르는 듯하다. 커다란 구조 버스 뒷좌석에 탄 세 명의 구조대원. 그들이 방화복으로 환복을 시작하자 구조 버스 내부는 한순간에 비좁아 보였다. 출동 지령이 들어오고 그들이 소방차를 타고 출발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30초가 걸리지 않는다. 화재 현장의 경우에 방화복, 소방헬멧, 공기호흡기 세트 등 그들이 착용하는 장비의 무게는 약 20kg이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고와 화재 출동으로 지칠 때도 있지만 그들은 눈앞에 놓인 현장에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누군가의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다가갈 뿐이다.

⑤⑥ 동작소방서 전경
⑤⑥ 동작소방서 전경

컵라면에 담긴 의미
  지난 2015년 부산소방서 SNS에 게재된 사진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진화작업을 끝마치고 컵라면으로 허기를 달래는 소방관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소방관에 대한 처우 개선 목소리를 키웠다. 김준영 소방사는 컵라면 사진을 언급하며 말했다. “불쌍하다는 생각보다 희생정신에 주목해주세요.” 현장에 나가 활동한 소방관은 체력을 크게 소모해 에너지를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사건 사고에 최대한 빨리 투입돼야 하므로 느긋하게 식사하기 힘들 때가 생긴다. 이러한 근무 환경 속 소방관의 손에 들린 컵라면에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희생’이 담겨있다. 

⑦⑧⑨ 소방관의 장비는 요구조인의 생명을 구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⑦⑧⑨ 소방관의 장비는 요구조인의 생명을 구하는 동시에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⑩ 출동 대기중인 소방차량.  

내가 아닌 너를 위해
  “복지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닳은 장비가 금방 교체되거든요.” 복지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준영 소방사는 장비 이야기부터 꺼냈다. 구내식당이나 휴게 공간에 관해 준비했던 다음 질문이 예상치 못한 답변 앞에 멈춰 섰다. 자신의 복지를 생각할 때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소방장비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꼭 이뤄져야 할 복지이다. 하지만 모든 소방서가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니다. 지역마다 다른 재정 상태로 인해 소방 인력과 장비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열악한 여건에서 근무하는 소방관 또한 존재한다. 소방관이 현장에 출동하는 이유는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그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위험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위급한 상황에서 그들의 장비는 자기 자신과 요구조자를 지키기 위해서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이다. 소방관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안전하게 구조를 펼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면 우리는 그들의 당연한 ‘권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⑪ 동작소방서 소속 소방관들. 좌측부터 김준영 소방사, 문지훈 소방교, 김정규 소방장.
⑪ 동작소방서 소속 소방관들. 좌측부터 김준영 소방사, 문지훈 소방교, 김정규 소방장.

함께 내딛는 발걸음
  “약간의 두려움은 있지만 망설임은 없어요.” 김준영 소방사의 담담한 한마디가 깊은 울림을 준다. 위험한 현장 앞에서 망설임은 없다. 스쳐 지나가는 약간의 두려움은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질 뿐이다. “서로 믿고 있어야 살 수 있으니까 목숨을 의지하는 존재라 볼 수 있죠.” 그는 현장에 함께 투입되는 동료를 생사를 함께하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이름 모를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어떤 현장에도 마다치 않고 들어간다. 그렇게 들어갈 땐 동료와 함께, 나올 땐 요구조자와 함께하는 그들의 발걸음은 혼자가 아니다. 누구보다 먼저 생사의 갈림길에 다가가 도움을 주는 그들. 그들의 발걸음이 자부심으로 가득할 수 있기를. 그들의 숭고한 희생이 보호받을 수 있기를.

동작소방서는…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16길 55, 보라매 공원 옆에 위치한 동작소방서는 동작구를 관할하는 소방서입니다. 이곳은 현장대응단(지휘팀, 진압대, 구조대)과 119안전센터(노량진119안전센터, 상도119안전센터, 백운119안전센터)를 산하에 두고 있습니다. 현장출동 이외에도 소방서안전체험교실, 이동안전차량 체험교육, 출장 소방안전교육 등 시민을 대상으로 한 소방안전교육을 통해 자율재난대처능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김철홍 소방교의 책상에 놓여있던 시 「소방관의 기도」. 이 시는 그의 순직 이후 널리 알려져 오늘날 소방관의 복무신조와 같이 쓰인다. 손글씨 노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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