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힘을 두려워할 줄 모르면 괴물이 된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공인'일수록 작은 실수 하나도 큰 파장을 일으켜 많은 사람에게 상처와 피해를 줄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언론에 종사하는 기자가 기사의 진실성과 파급력에 조심스러움과 두려움을 갖지 않는다면 그 또한 능히 괴물이 될 수 있다.

  중대신문 제1949호 박진용 기자의 칼럼에서 너는 기자야 학생이야?”라는 가시 돋친 질문에 섞인 위계적인 태도에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떳떳함에 대한 뼈아픈 일침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한다. “기자가 스스로 당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체성을 묻는 말에 괜히 움츠러들었고 찔린 듯 불쾌감을 느꼈다. 질문이 꾸지람처럼 느껴졌던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라는 솔직하고 준엄한 자기반성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기사의 영향력에 대한 두려움 없이 기사를 쓰는 괴물 기자가 아닌, 자신의 나약함과 부끄러운 부분까지 상대화하고 객관화해 반성할 줄 아는 공정함과 진실성 위에 참 기자를 지향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제1949호 정준희 편집장은 칼럼에서 학내 관심 사안들에 관해 한순간도 마음에서 놓지 않겠다.”, “잠시도 잊지 않으면 생각해낼 일도 없으니까.”라고 말하며, 중대신문은 한동안 잊었다가 생각나면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잊지 않고 깜빡이지 않는 불빛, 꺼지지 않는 등불로 남을 것임을 힘주어 다짐하고 있다.

  이처럼 당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기자와, 신문이 추구해야 할 사명을 잊지 않고 실천해가려는 투철한 철학을 가진 편집인이 있는 한 중대신문의 미래는 매우 밝다.

  정 편집장이 말하는 사랑·배려·정의등 언제나 간직해야 할 근본적인 가치는 한순간도 잊지 않고, 모진 바람에도 절대 깜빡이거나 꺼지지 않는 등불처럼 중대신문이 언제까지나 우리주변과 세상을 밝고 따뜻하게 비추어 줄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이재성 교수

일본어문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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