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몇 달간 ‘인사이드 플로우(inside flow)’라는 요가 종목에 푹 빠졌습니다. 인사이드 플로우는 빈야사 동작을 기본으로 음악에 맞춰 진행하는 요가입니다. 견상자세, 전사자세, 의자자세 등의 기본자세를 음악 분위기에 알맞게 연결하고 나면 하나의 작품을 소화해냈다는 느낌이 듭니다. 각각의 기본자세를 나눠 생각해 보면 하나의 동작에 불과하지만 인사이드 플로우는 그들을 하나로 묶는 재주가 있습니다.

  요가 초보자에게 인사이드 플로우는 다소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개별적인 동작들을 연결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각각의 동작을 취하는 건 수월하지만 박자에 맞춰 동작을 바꾸다 보면 균형을 잃기 일쑤입니다. 3분 내외의 음악에 10가지 이상의 동작을 마치 하나의 율동처럼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각 동작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구성요소를 이해하는 일이 결국 전체를 이해하는 일과 같기 때문이죠.

  지난 10일 진행된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는 하나의 율동을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주요 안건이었던 소프트웨어학부 학생회 분리와 중앙감사위원회(중감위) 회칙 제정 안건은 모두 부결됐습니다. 심지어 중감위 안건 이후 학생 대표자 대부분이 자리를 이탈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정족수 미달로 마지막 안건은 의결조차 진행되지 못했죠.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학생사회를 구성하는 논의 주체들이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견상자세와 전사자세는 겉보기에 다른 자세지만 신체 구조를 이용해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원리는 같습니다. 각 주체는 학생을 대표해 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힘쓰는 기구입니다. 결국 이들도 비슷한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합을 이루는 과정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는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있고 학생 대표자들은 저마다의 이익과 피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이해’라는 키워드를 떠올려야 합니다.

  학생 대표자가 이해라는 키워드를 상기해야하는 곳은 비단 전학대회에서만이 아닙니다. 학생 대표자의 논의를 거쳐야 하는 안건은 많습니다. 서로를 헐뜯으며 힘 뺄 여유가 없죠. 쉽지 않겠지만 학생사회를 위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이해를 통한 합의점 도달이 필요해 보입니다.

  기본자세가 같은 원리 하에 있다는 점을 알고 각 동작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다면 인사이드 플로우를 하는 과정에서 균형을 잃더라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기자는 자신의 관점에서만 논의하거나 무관한 일이라며 자리를 떠버리는 학생 대표자들에게 한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함께 작품을 만드는 중입니다. 맥이 같은 주체임을 인지하고 서로의 동작을 이해한다면 잠깐의 혼란스러움은 금방 잠잠해질 것입니다. 작품이 완성되고 ‘그땐 그랬지’라며 서로에게 박수 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아 오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전규원 대학보도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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