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캠퍼스는 각자의 희로애락이 담긴 장소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일상적인 공간일지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특별한 장소일 수 있죠. ‘내○순’에서는 게릴라인터뷰로 캠퍼스에서 있었던 특별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번주 주제는 바로 ‘화났던 순간’입니다.

 

 

모두를 위한 생각을 가지면 좋겠어요
양세은 학생(사회복지학부 1)

  -가장 화났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학교에서 불합리한 상황이나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할 때요. 특히 인권과 관련해 학우들이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심하게 비난할 때 화가 나요. 넓은 시각을 가지고 바라봐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나요?
  “지난 9월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장애학생인권위원회를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신설하자는 안건이 발의됐어요. 발의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가 안건에 찬성하는 사람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일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전학대회에 직접 참석하셨나요?
  “아니요. 지난 1일까지 사과대 학생회에서 활동했어요. 사과대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으로부터 전학대회에서 진행된 회의 내용을 전해 들었죠.”

  -결국 장애학생인권위원회 신설 논의가 가결됐어요.
  “맞아요. 하지만 회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났죠. 장애 학생도 같은 중앙대 학생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장애학생인권위원회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기구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 세은씨만의 분노 해결법이 궁금해요.
  “보통은 코인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며 화를 다스려요. 하지만 이런 민감한 사안은 저와 같은 견해를 가진 사람과 이야기하며 화를 풀죠. 함께 아르바이트하는 언니에게 제 생각을 털어놨어요. ‘도대체 장애학생인권회 신설을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면서요. 언니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저와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 화가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아요.”

 

성실했던 나로 돌아가고 싶어요
김정욱 학생(화학신소재공학부 3)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일찍 일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침 식사를 챙겨 먹고 학교에 가는 것도 계획하고 있죠. 아침에 간단히 취미생활을 즐기기 위해 이른 기상을 마음먹게 됐어요.”

  -어떤 취미생활인가요?
  “아침에 바이올린 연습을 해볼까 생각했어요. 오케스트라 동아리 ‘루바토’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거든요. 근력을 기르기 위해 헬스장도 다녀요. 아직 1개도 힘들지만 턱걸이 10개를 목표로 운동하고 있어요.(웃음)”

  -계획이 잘 지켜지고 있나요?
  “‘작심삼일’은커녕 ‘작심일일’도 못하는 제 자신에게 많이 화나요. 밤늦게까지 유튜브로 게임 영상을 즐겨보죠. 요즘은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도 빠졌어요. 일찍 자려고 노력하는데 마음먹은 대로 안 되네요. 늦은 취침이 수면 질을 낮추는 건가 싶어 비타민을 챙겨 먹고 있어요. 자취를 하다 보니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는 게 걱정되기도 하고요. 수면에 방해되는 커피도 최대한 마시지 않으려고 하죠.”

  -정욱씨의 건강이 걱정돼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계속해서 늦게 잠드는 습관이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듯해요. 1~2학년 때는 1교시 수업이면 7시에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했죠. 8시에 도서관에 도착해서 미리 공부를 하고 수업에 들어갈 만큼 성실한 학생이었어요. 특히 요즘 들어 열심히 살았던 과거 생각이 나네요.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하며 자괴감이 들기도 하죠.”

  -주변 사람 때문에 분노한 경험은 없나요?
  “얼마 전 부산으로 놀러 가기 위해 친구들과 오전 10시까지 모이기로 했어요. 그런데 친구 한명이 늦어버렸죠. 바쁜 일이 생긴 상황이라면 이해했을 텐데 늦잠 때문에 지각했다고 말하더라고요. 비록 30분 정도 늦었지만 약속 시간은 정확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때 저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도 많이 화가 났죠.”

  -그때 정욱씨는 안 늦었나요?
  “시간을 지켜야 할 때는 잘 일어나요. 예전에 오전 7시에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지각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중앙대에 걸맞은 의식이 필요해요
김동현 학생(경제학부 2)

  -일상에서 못마땅함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도서관을 이용할 때 많은 아쉬움이 남았어요. 볼펜을 반복적으로 ‘딱딱’거리거나 책장을 크게 넘기는 등 거슬리는 소리를 내는 분을 볼 때 말이죠. 열람실 안팎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분도 많더라고요. 다 같이 이용하는 공간이니만큼 서로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어요.”

  -다른 곳에서 화가 난 적도 있을 것 같아요.
  “학생회실이 많이 모여 있는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 3층에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룰 때 화가 났어요. 치킨, 피자, 떡볶이 등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란 음식은 다 봤죠. 심지어 짜장면 그릇까지 쓰레기통 옆에 내놨더라고요. 버리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미화원 분들이 정리하기 쉽도록 분리수거에 조금 더 신경 써주면 좋겠어요.”

  -혹시 직접 청소하기도 했나요?
  “물론이죠. 일회용 커피잔을 포개 분리수거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파닭 포장 용기는 차마 손댈 수 없었어요. 파가 마구 어질러져 있었거든요.”

  -많이 더러웠겠어요.
  “맞아요. 미관상 보기 안 좋고 주변에 음식 냄새도 많이 풍겨요. 한 커뮤니티에서 ‘쓰레기통이 더러운 학교’라는 제목의 글을 봤는데 중앙대 사진도 있더라고요. 중앙대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학생 의식이라고 느꼈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버릴 곳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쓰레기통 개수를 늘릴 필요도 있죠.”

  -화를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요. 화를 유발한 문제를 최대한 신경 쓰지 않기 위해서죠. 명상을 하면 나아지는 것 같아요. 제가 시간이 지나면 분노가 해결되는 스타일이라서요.”

 

 

제발 약속을 지켜줘!
이인경 학생(영어영문학과 2)

  -도서관에 공부하러 오셨나 봐요.
  “책 빌리러 잠깐 들렀어요. 저 중대신문 인터뷰 기사 본 적 있어요! 무슨 인터뷰하시는 건가요?”

  -이번주는 ‘내가 가장 화났던 순간’을 묻고 있어요.
  “제가 평소에 화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닌데.(웃음) ‘도서관’하니까 시험 기간에 107관(학생회관) 동아리방에서 공부했을 때가 떠오르네요. 창문을 열어놓고 공부하는데 중앙마루 피아노 연주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집중하기 힘들었죠. 연주하는 분은 열심히 연습하는 중이었겠지만 듣지 않을 권리도 있잖아요. 특히 시험 기간에는 주의해줬으면 하는 생각을 했죠.”

  -시험 기간 말고 평소에 화가 난 적이 있나요?
  “친구가 약속을 깨버렸을 때요. 얼마 전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기로 했어요. 서로 시간이 안 맞아 한달 전부터 일정을 맞추고 맞춰 겨우 약속 날짜를 정했죠. 오래전부터 약속한 만남이니 친구가 당연히 그날 시간은 비워뒀으리라 생각했어요. 만나기 이틀 전 문자로도 약속을 한번 더 상기시켜줬죠. 그런데 당일이 돼서야 갑자기 시간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결국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죠.”

  -정말 안타깝네요. 사과는 받으셨나요?
  “문자로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어요. 다음부터는 어떤 일이 생겨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지 사전에 말해줬으면 한다고 답했죠. 전화로 얘기하고 싶었는데 ‘정말 미안해’라는 문자 한통이 전부여서 많이 속상했어요. 정말 친한 친구라 더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죠.”

  -화는 어떻게 푸셨어요?
  “휴대폰 메모장에 차근차근 상황을 정리하고 화난 이유를 적었어요. 생각만으로는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모를 수 있다고 생각했죠. 다음에 친구를 만나면 서운했던 점을 털어놓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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