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성폭력 신고기한, 1년에서 10년으로
  • 박수정 기자
  • 승인 2018.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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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센터 규정 통합 및 정비
“피해구제 및 권리보장 기대”

인권센터 성희롱·성폭력 규정과 인권침해 규정이 통합 및 정비됐다. 이번 개정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처리에 관한 규정」이 폐지되고 「인권센터 운영 규정 및 시행세칙」이 시행된다.  인권센터는 해당 개정으로 더 많은 성희롱·성폭력 피해 사례를 구제하고 학내 구성원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한 확대했지만 예외조항 없어져

  지난달 23일 인권센터는 ▲신고기한 확대 ▲인권침해 범위 확대 ▲인권대책위원회 통합 운영 ▲비밀유지의무 등 변경된 운영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으로 성희롱·성폭력 사건 신고기한이 1년에서 10년, 기타 인권침해 신고기한이 2년에서 3년으로 확대됐다. 성평등위원회 박지수 위원장(사회복지학부 4)은 “신고 시효가 늘어난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하거나 성폭력 사건을 참을 수밖에 없었던 고통스러운 맥락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외조항이 없어져 신고기한 확대의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개정 전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신고기한이 지나도 사건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신고 기한을 넘긴 사건도 대부분 처리가 가능했다. 그러나 개정된 규정에는 10년으로 확대된 신고기한을 명시한 대신 예외조항을 삭제했다. 이나영 교수(사회학과)는 “신고기한을 10년으로 규정하고 예외조항이 없어진 것은 10년 전 사건은 다루지 않겠다는 뜻인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인권센터 관계자는 “규정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게 해석이 될 여지가 있지만 확답하기는 어렵다”며 “내부에서 규정에 대해 추가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폭력과 인권침해 사건 일원화

  기존에는 성희롱·성폭력 등 성적 권리침해 사건에 관련된 규정과 기타 인권침해 사건에 관련된 규정이 따로 존재했다. 그러나 인권센터는 두 규정을 통합해 「인권센터 운영 규정 및 시행세칙」으로 정리하고 인권침해의 범위를 ‘성희롱·성폭력을 포함한 인권을 해하는 행위’로 확대했다. 김경희 인권센터장(사회학과 교수)은 “이전 규정은 인권과 성적 권리가 다른 개념인 것처럼 비출 수 있어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성희롱·성폭력을 포함한 모든 인권 관련 문제가 인권침해사건으로 처리된다.

  이에 따라 성희롱·성폭력 사건과 인권침해 사건 모두를 인권대책위원회(인권대책위)가 다루게 된다. 이전에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에는 성폭력대책위원회(성폭력대책위), 기타 인권침해 사건에는 인권대책위가 각각 설립됐다. 기존 성폭력대책위 위원장은 피해자 소속부서장, 부위원장은 인권센터장이 맡았지만 이번 개정으로 인권센터장이 인권대책위 위원장, 피해자 소속부서장이 부위원장을 맡는다. 김경희 인권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위치에 있고 역할과 일정의 유동성이 적은 인권센터장이 위원장을 맡게 했다”며 “위원회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금전적 피해보상 명령 삭제됐다

  인권센터 운영규정 개정을 바탕으로 시행세칙도 변경됐다. 인권대책위는 조사결과에 따라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징계담당부서에 징계 요청과 함께 피신고인에게 ▲실명 공개사과 권고 ▲사회봉사 명령 ▲접근금지 명령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번 개정에서는 조치사항 중 하나인 ‘금전적 피해보상 명령’이 삭제됐다. 김경희 인권센터장은 “피해의 본질을 비껴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해당 사항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피신고인 신분 변동 제한 조치도 강화됐다. 이전까지는 징계처리 결정 및 집행이 완료되기 전까지 피신고인의 자퇴·휴학·사직 등을 제한하도록 요청하는 주체가 모호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은 요청권자를 인권대책위 위원장으로 구체화했다. 더불어 인권대책위 위원장이 예비조사 결과만으로도 피신고인의 자퇴, 휴학, 사직 등을 요청할 수 있게 돼 제한조치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한편 개정된 규정과 시행 세칙은 개정일이자 공포일인 지난달 23일부터 즉시 시행됐다. 그 과정에서 인권센터 연구원도 기존 서울캠 2명, 안성캠 1명에서 현재 서울캠 3명, 안성캠 1명으로 증원됐다. 김경희 인권센터장은 “이번 개정으로 더 많은 피해구제가 가능해졌고 가해자의 경각심을 깨워 인권침해 문제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며 “교내 인권보장 규정이 체계적으로 바뀌었다는 점만으로도 구성원들이 바라는 안전한 캠퍼스 만들기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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