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의 대학은 50년대 겪었던 전쟁의 상흔이 치유되는 과정이었고 거듭되는 정치상황의 불안은 대학인들의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중앙대의 60년대는 그 시작부터 피로 얼룩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같이 공부하며 선후배로 지내오던 6명의 친구를 잃게 되었으니 한마디로 60년대의 시작은 아픔 그 자체였다. 더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난 5·16 쿠데타는 당시의 대학을 군사적인 통제로 억압하는 무거운 분위기가 짓눌렀던 것으로 생각한다.

당시의 중앙대 분위기는 지금의 모교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건물도 거의 없었고 학생수도 적어서 어느 정도 다니면 전교생이 서로를 알아 볼만큼 친숙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학교를 같이 다녔던 하청일이나 변웅전도 당시 재미있었던 친구들로 기억된다. 지금의 학생들이 생각하면 믿기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당시엔 정말 막걸리에 깍두기가 술과 안주의 전부였다.

지금도 가끔 그 당시의 사진을 보면 지금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는 듯한 곱게 빗어 포마이드 바른 윤기나는 머리는 당시 남학생들의 공통적인 헤어스타일이었다. 그래서인지 당시의 대학생들은 지금보다는 훨씬 어른스럽게 보였고 생각이나 사회적인 대접도 어린 학생일지라도 진정한 성인으로서의 대접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중앙대 만큼은 가족적인 분위기의 친밀한 대학이었다. 임영신 총장님은 우리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셨고 또한 우리를 “아가들아”라고 부르실 정도였다. 그러니 우리 학생들은 자연히 형제일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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