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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겨진 여성의 목소리
장은지 기자  |  silverpaper@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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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9  19: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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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국제학과 학생회실에 부착됐던 벽보가 고의로 훼손됐다 사진제공 참페미
 
성차별 경험 담은 벽보 훼손돼
용의자 처벌할 학칙 없어
 
정치국제학과 페미니즘 소모임 ‘참을 수 없는 페미의 즐거움(참페미)’이 정치국제학과 학생회실 벽면에 부착한 벽보가 누군가의 고의로 훼손됐다. 훼손된 벽보는 정치국제학과 소속 여학생들이 여성으로서 겪었던 성차별적인 경험을 제보받아 제작한 것이다. 
 
  참페미는 5일동안 제보를 받아 ‘이 많은 말들을 누가 했을까’라는 벽보를 제작했다. 벽보에는 참페미 모임에서 취합한 발언과 함께 술자리에서 ‘너희 학번에 예쁜 애들 좀 불러오라’는 말을 들었다는 경험,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에 불쾌감을 표시하자 ‘얘 취해서 이런다’는 말을 들었던 경험 등이 실려 있었다.
 
  그러나 벽보는 지난 10일 새벽 학생회실 바닥에 갈기갈기 찢긴 채로 발견됐다. 위에는 과자가 쏟아져 있었다. 참페미 측은 사건 발생 시간을 학생회실이 비었던 9일 오후 10시 30분에서 10일 오전 1시 30분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용의자는 밝혀지지 않았다. 
 
  처벌을 명시한 학칙이 없어 용의자가 밝혀지더라도 징계 여부는 모호한 상황이다. 참페미를 처음 조직한 김부정은 동문(정치국제학과 11학번)은 이번 사건을 ‘보편적인 발언권을 침해당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범인을 잡더라도 처벌할 방안이 없어 개강 총회에 안건상정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 정치국제학과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는 해당 사건을 ‘과 내에서 개진된 목소리에 대한 침해로 인식한다’는 취지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개강총회에서 사건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열린 개강 총회에서는 타인의 발언권 침해를 제재할 회칙과 ‘학생회실’ 공간에 관한 회칙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해당 사건 이외에도 전공 내 여성혐오를 경계하기 위해 성평등 관련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참페미를 지지하고 학내 여성 혐오를 규탄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지난 12일 참페미 지지 대자보를 게시한 성평등위원회 백채경 위원장(사회복지학과 3)은 “이번 사건은 명백한 2차 가해 행위이자 여성혐오 행동이다”며 “여전히 대학 사회가 얼마나 성차별적이고 불평등한지 보여주는 예시다”고 말했다. 

  현재(18일 기준) 참페미는 두 차례에 걸쳐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생들이 전달한 지지 메시지를 담아 ‘우리는 찢겨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벽보를 부착했다. 참페미는 성명서를 통해 ‘계속 논의의 장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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