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이유, 짧았던 대화
  • 이찬규 기자
  • 승인 2016.11.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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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17일 생공대 교수 및 학생이 310관(100주년기념관 및 경영경제관)과 201관(본관)에서 시위를 진행했습니다. 생공대학원 정원의 안성캠 이전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기 위함이었죠.
 
  이번 사태는 지난 2012년 서울캠 교지확보율이 줄어들면서 시작됐습니다. 본·분교 통합과 함께 안성캠 정원이 서울캠으로 이전하면서 서울캠 교지확보율이 약 40.6%에서 약 38.2%로 감소했는데요. 이는 교지확보율 기준인 약 39.9%에 비해 1.7%p 부족해 본·분교 통합 조건에 미달됐죠. 당시 대학본부는 교지확보율 기준 충족을 위해 예술대학원 정원 190명을 안성캠으로 이전했다고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 허위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러한 사실이 발각됐습니다. 지난 1월 교육부는 행정처분위원회를 열어 2017학년도 서울캠 일반대학원 입학정원 190명 모집을 정지하고 이를 안성캠으로 이전하라는 행정처분을 내렸죠. 이에 따라 지난 6월부터 4차례에 걸쳐 대학본부와 실제 수업이 안성에서 이뤄지고 있는 ▲생공대학원 ▲일부 예술대학원 ▲체육대학원의 교수 간 협의가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복수의 학문 단위를 융합하는 협동과정을 새로 신설해 3개 대학원 정원을 나누어 모집 정원을 안성캠으로 배정하는 방안이 합의됐죠.
 
 하지만 대학본부는 대학원 정원미달 우려로 인해 생공대학원 정원을 모두 안성캠으로 이전하고 나머지 인원은 협동과정과 새로운 모집정원 마련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10명 내외로 구성된 체육대학원 정원 이전으론 상황을 해결할 수 없으며 예술대학원은 타대 학부생출신 대학원생이 많아 대학원 정원을 안성캠으로 이전할 경우 정원미달이 예상된다는 이유였죠. 박해철 행정부총장(경영학부 교수)은 “당시엔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택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대학본부의 이러한 결정에 생공대 교수와 학생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9월에 있었던 대학원 정원 이전에 관한 설명회에선 대학본부가 생공대 교수들의 설명회 사전 자료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생공대 교수 측에선 설명회를 보이콧하는 등 대학본부와 생공대의 갈등은 더욱 깊어만 갔습니다.
 
  이후 지난 9월 30일 생공대 교수의 대자보를 시작으로 생공대 교수와 학생들은 대학본부가 책임을 생공대에게 떠넘긴다며 비판했습니다. 지난달엔 두 차례에 걸친 반대시위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8일생공대학원 정원 조정안을 담은 학칙개정안이 교무위원회에서 의결됐습니다. 이에 대해 생공대 교수와 학생들은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이었다고 분개했죠.
 
  상황이 악화되자 일부 생공대 학생들은 대학본부가 의도적으로 개교기념일과 중간고사 기간에 생공대학원 정원 이전을 결정해 학내 구성원의 참여를 막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무근이었습니다. 교육부에서 지난 8월 말까지 행정처분에 대한 결정을 요구했지만 대학본부는 방학 기간에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기간 연장을 요청했습니다. 그 결과 10월 말까지 논의 기간이 연장돼 이 시기가 개교기념일과 중간고사 기간에 겹친 것입니다.
 
  학칙이 개정되면서 생공대학원의 안성캠 정원 이동은 확실시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생공대 사태는 갈등과 혼란의 연속이었고 이를 지켜본 많은 학생들은 대학본부의 일방적인 학사 운영에 유감을 표했죠. 박해철 행정부총장은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생공대 사태는 잘 해결됐을 것이다”며 “앞으로 대학본부는 소통을 통해 학사 운영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생공대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너무나도 길었습니다. 그에 비해 생공대 측은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가 너무 짧았다고 느끼고 있죠.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소통’이란 말 앞에 ‘길고도 진정성 있는’이란 말이 추가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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