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중대신문 1면은 마치 ‘평가’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자리 같았다. 지난호 중대신문 1면은 ‘중앙일보 학과평가 역대 최고 성적’, ‘QS 세계대학평가 최초 300위권’, ‘교원업적평가규정 개정’이 각각 차지했다. 1면 본문에 ‘평가’라는 단어가 언급된 횟수는 무려 45회에 달했다. 그간 본교의 실적 및 평판 관리가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윤색된 평가팀 교직원의 인터뷰가 기사 사이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가히 ‘평가의, 평가에 의한, 평가를 위한’ 1면 구성이었노라 평가하고 싶다.

  평가의 좁은 문 앞에 모두가 1열로 길게 늘어설 수밖에 없는 오늘날 대학가의 엄혹한 실태를 누가 모르겠는가. 다만 학교의 가치, 학과의 가치, 교원 개개인의 가치를 정량화, 서열화하는 방식에 대한 지적을 지난호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점이 아쉽다. 중대신문은 평가에 대한 소식으로 1면을 빼곡히 채움으로써 중앙일보와 QS의 평가 결과를 ‘높이 평가’하게 된 셈이다. 사설에서도 인문·사회계열 지원 강화를 논했을 뿐 대학이 전방위 평가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것이 옳은지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쓴소리만 하고 넘기기엔 아까운 지면도 있었다. 광장 기획에서는 자못 근사해 보이지만 정작 학생이 밟을 수는 없게 되어 버린 잔디광장의 실태를 꼬집었다. ‘광장은 광장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14면 대학보도부장의 칼럼에선 눈요깃거리로 전락한 광장의 본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는 울림이 느껴졌다. 다만 2면에 걸쳐 다루어진 기획치고는 내용이 그리 엄밀하지 못했다. 기획 전체의 절반 이상을 사진으로 채웠는데 이렇게까지 사진에 힘을 실었어야 했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중대신문 특유의 시원시원한 레이아웃은 신문 평가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주제이기도 하다. 때론 사진보다 몇 마디 말을 더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김대현
대학원신문 편집장
심리학과 석사 4차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