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란 이름하에 대대적인 인력감원에 들어간 재벌들의 경제위기 타개
책은 결코 한국경제의 현상황에 대한 치료가 될수 없음을 우리는 간과해서 안
된다.

지난 26일 삼성그룹은 정원 30%의 감축을 발표한 후로 한화, 쌍용 등 각 기업
이 앞다투어 정원감축을 발표하고 있거나 계획중에 있어 경제난속에 실직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까지 가중되고 있다. IMF 구제금융신청에까지 이르게된 한
국경제는 현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고통분담이란 차원에서 노동자들에게 그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가 이지경에 이르게된 대표적인 원인으로 우리는 재벌의 부채경영과
정부의 관치금융을 지적해왔다. 재벌은 돈을 벌어 경쟁력 배가를 위한 기술개
발에 투자하기 보다는 부동산투기등 비생산적인 부분에 자본을 할애하였고
또한 빚을 얻어 무조건 몸을 불리고 보는 부채경영에 정신이 없었다. 여기에
금융권은 시장논리에 의한 자본배분보다는 정치적 논리에 얽매였고 대기업 위
주의 금융대출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이 은행의 돈을 얻어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말그대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일만큼 어려운것이 한국경
제의 현주소였다.

물론 이러한 경제풍토가 개발연대에 있어 자본과 기술도 없는 한국을 그나마
제3세계에 있어 대표적 경제성장의 성공사례로 꼽힐 수 있게 만든 동력이기도
했으나 또한 OECD 가입후 시장개방의 바람에 완전히 노출된 한국경제가 필
히 벗어버려야 되었을 과거의 유산이기도 했다. 이러한 체질개선의 기회를 놓
친 한국경제가 오늘의 상황에 도달하게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고
할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경제상황과 맞물려진 대선이라는 정치적 상황을 놓고
볼때 앞날에 대한 서글픈 전망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득표를 위해 `우리가
남이 아니다'라는 망국적 발언 마저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대선후보가
기득권층의 뼈와 살을 도려내는 재벌의 체질개선에 대한 개혁의 칼날을 들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노동자들은 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경제위기 속에도 외신은 세계1위의
모피수입국으로 한국을 올려놓고 있다. 사회지도층의 과소비풍조는 서민들
의 장바구니 질타에만 열중하는 언론의 고통분담 캠페인에 묻혀가고 있다. 위
기를 기회로 보고 적극적인 개혁의 칼날을 들지 않을때 위기는 파국으로 확대
재생산된다는 과거의 역사를 우리는 결코 잊어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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