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강신청 기간에 경영학부 학생들이 불만을 제기했던 일은 예견된 일이었다. AACSB(세계경영대학협의회) 국제인증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경영학부 재학생 수에 비해 수업개설 수는 턱없이 부족했다.
 
  전임교원 확충 없이 AACSB 인증요건인 전임교원 강의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시간강사의 비율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AACSB 추진 이후 지난 3년간 충원된 전임교원은 단 3명에 불과했다.

  국제인증의 실효성에 대한 갑론을박을 차치하더라도 인증의 결과가 교육의 질 하락이라면  이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국제인증의 본래 취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중앙대 경영학부는 객관적 지표 향상을 위해 학생들의 수업권까지 침해받는 상황이다. 수업을 들을 수 없다면 ‘전임교원 강의비율 80%’와 같은 성과는 허울뿐이다. 국제인증을 받기위해 오히려 AACSB의 본래 가치인 교육의 질이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성과를 위해선 그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투자 없이는 어떤 성과도 불가능하다. 현재의 인프라 수준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성과를 끌어내는 방식으로는 재학생들이 겪는 피해가 심각하다. 수강신청을 못 해 휴학까지 고려하고 졸업 계획이 꼬이는 학생까지 있다.

  인증 취득 이후도 고려해야 한다. AACSB 인증을 취득하고 재인증을 받기 위해선 매년 인증기관으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 현재의 여건으로는 단기적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을지언정 이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학본부는 AACSB 추진에 앞서 AACSB가 ‘교육의 질이 높다’는 국제인증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