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캠퍼스 이곳저곳에서 꽃다발이 물결치며 졸업식이 있었다. 4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부모 친지들의 축하 속에 함박웃음을 머금으며 사진 찍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이런 풍경의 뒤편에 결코 즐거울 수 없고 행복할 수 없는 졸업생이 있었음을 우리는 안다. 졸업 이후의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많은 졸업생이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학교 문을 나섰다. 어림잡아도 2000여 졸업생들의 진로가 아직도 정해지지 않았다. 당분간 ‘미취업 졸업생’으로 불릴 이들을 우리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재학생과 동등하게 각종 상담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며 ‘미취업 졸업생’만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제공될 것이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은 졸업생 특별 우대 기간이 된다. 좀 심할 정도로 자주 취업 안내 문자가 보내질 것이며 때로는 이메일과 전화도 갈 것이다. 졸업생이라고 위축되거나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제발 당당하게 인재개발원을 방문하기 바란다. 우리는 취업하는 그 날까지 당신들을 기억할 것이다. 졸업했어도 당신들은 결코 잊히지 않았다. 들어가고 싶은 회사보다 들어갈 수 있는 회사를 공략하자.

 졸업생들이 떠난 자리는 신입생들로 채워졌다. 입학식과 OT 자리에 취업특강이 있었다. 체육대, 생공대, 예술대, 공과대, 경영경제대 신입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취업의 냉혹한 현실을 전해 듣는 날벼락을 맞았다.

 질문이 주어졌다 ‘대학 입학을 위해 언제부터 준비했는가?’‘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등 다양한 답변이 따랐다. 결과적으로 대략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수십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입학하여 등록금 내고 4년간 배우기 위해 3년 이상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노력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경쟁력은 수백 대 일이고 40여 년간 월급을 받으며 먹고 사는 취업을 위해서는 언제부터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도전이 아름다운 것은 그 준비과정이 철저하기 때문이고 젊은이의 꿈과 이상은 그것을 실현 할 수 있는 수단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

 교수님의 지도에 충실히 따르며 학업에 매진하고 취업을 위해서는 인재개발원을 부지런히 드나들기 바란다. 3월 15일 화요일부터 신입생에게 멋진 노트를 배포한다. 물론 신입생들에게 인재개발원의 위치와 하는 일을 알게 하려는 얄팍한 꼼수다.

 72학번으로 44년 차이 나는 신입생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내가 ‘꼰대’로 비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이는 빨리 달리지만 ‘꼰대’는 지름길을 안다.

 축하와 격려의 말을 해야 하는 이 시기에 이런 글을 써서 미안한 마음이다. 글 쓰는 이의 직분이 취업을 책임져야 하는 인재개발원장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짙은 향의 아메리카노와 함께 당신의 상담을 기다린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같이 밥 먹으러 가자. 
  5월의 캠퍼스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박원용
다빈치인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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