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대신문을 뒤돌아볼 때가 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이런 글을 청탁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도 현직에 있을 땐 꽤 강한 주장을 한 사람이고 반대편에 서 있는 사람을 증오의 시선으로 바라본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에서 상대편도 이해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중대신문은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에 간행되는 주보(週報)다. 대학신문이 다 그렇듯이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마다 학내 소식을 가장 시원하게 잘 알려주는 신문이라 기다려지는 것도 당연하다. 근래에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학교시스템이 누에 똥 갈듯이 자주 변경되어 학교의 주인인 교수 자신들이 학교신문을 통해 소식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나처럼 학내에 관심이 별로 없고 자신의 학문 연마에만 정진하는 교수들에게는 학교신문이 유일하게 학교사정을 잘 알려주는 소식지이기도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중대신문의 성격을 잘 대변하는 사설에 대해서 한마디 조언을 주고 싶다. 매일 간행되는 일보(日報)의 성격인 일반신문의 사설과는 성격이 좀 다를 수 있지만 비판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일 터이다. 학교의 정책은 그 미치는 영향이 학생이나 교수들에게 직·간접으로 미치는데 이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입안자나 재단의 의도를 파악하여 심도 있게 취급했으면 한다.

  특히 재단의 강력한 의지가 있는 제도개혁에 지나친 보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았다. 교수와 재단이 갑론을박(甲論乙駁)할 때 침묵을 지키는 경우도 많았다. 재단도 개혁의 이면에는 어떤 충정이 있을 것이고 교수도 때론 자신의 처지에서 주장을 펼치는 예도 있지만 적어도 사설에서만큼은 양측의 주장에 대한 건실한 비판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진성규 교수
역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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