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년에 시작된 ‘로즈 장학금(The Rhodes Scholarship)’은 해마다 미국 전역에서 32명의 대학 졸업생을 선발하여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 대학원 프로그램에 수학할 기회를 부여하는 대표적인 국제 장학제도이다. 미국의 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조지타운 대학교를 졸업하던 1968년 이 장학금을 수혜하였다. 로즈 장학금 수혜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선 지원자의 뛰어난 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탁월한 운동능력, 그리고 사회봉사를 통한 실천적 리더십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한다. 이런 다면적인 평가의 결과로 역대 수혜자 중에 올림픽 수영 대표선수나 뉴욕 할렘 지역 등에서 도시 빈민 운동을 한 젊은이들이 여럿 포함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교육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는 ‘배움봉사(Service Learning)’는 비단 명망 있는 국제 장학금 수혜 자격의 기준이자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학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이다. 지난해 세계대학 랭킹 30위(아시아대학 랭킹 2위)인 홍콩대학교는 국제화 프로그램의 핵심 키워드로 배움봉사를 통한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학교 당국은 14개의 일반 워크숍 강좌와 12개의 전문 지식 강좌를 개설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강좌를 통해 해마다 많은 홍콩대학교 학생들이 배움봉사 기금을 지원 받아 동남아시아 저개발 국가들의 지역 공동체 지원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배움봉사에 대한 이러한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학생들이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푼다는 사회봉사의 시혜의식에서 벗어나 자신이 사는 세계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행동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에 의하면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행동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의해 동기화된다. 21세기 대학교육 역시 이러한 관계의 사회학을 기초로 학생들의 글로벌 시민의식을 함양시키고 개인적 행복과 성공이 자신을 둘러싼 공동체의 가치와 상생함으로써 성취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는 것을 기본 방향으로 삼는다. 

 대학 교육과정에서 인문 교양 교육을 포함하여 각 영역의 전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전공 교육은 모두 중요한 몫을 담당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조될 점은 이러한 교육적 결과물을 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수행성이다. 

 이러한 점에서 배움봉사는 캠퍼스 울타리 속의 교실을 벗어나 세상이라는 교실로 뛰어들어 다시 배우고 도전하는 과정을 통하여 균형 잡힌 자기완성에 이르게 하는 현실적인 훈련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젊은 중앙인들도 배움봉사를 통하여 새로운 가치에 도전하고 성취하는 능동적인 삶을 연습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런 에너지가 모이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더 나은 곳으로 변하지 않겠는가. 
영어영문학과
최영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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