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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중앙을 향해 강력한 스매시를 날리다
박현준 기자  |  august@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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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8  13: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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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쌀쌀한 날씨에도 사각의 스쿼시 코트는 뜨겁다. 국가대표로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스쿼시의 대중화를 이뤄 내고 싶다는 포부를 가진 유재진 선수와 엄화영 선수. 노트 대신 코트에 연신 까만 공 자국을 찍어 내며 훈련하고 있는 그들의 노력이 국가대표라는 최고의 열매를 맺게 해준 것이다.

   

▲ 유재진 스쿼시 국가대표 4년차
“스쿼시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요”

-지난해 국가대표로서 어떤 한 해를 보냈나.

재진 지난해는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성적을 제대로 못 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큰 대회에서는 성적이 잘 나와 올해도 우선선발로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어요.
화영 국가대표로서 활동하는 첫 해여서 아무래도 부담감이 컸어요. 제 성적이 대한민국의 성적이잖아요. 그래도 한 해 동안 성적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올해에도 태극마크를 유지하려 더 열심히 뛰었는데 결국 2년 차 국가대표가 됐네요.(웃음)

-유재진 선수는 국가대표 4년 차다.
재진 4년 동안 항상 우선선발로 뽑혔어요. 유독 포인트를 많이 주는 큰 대회에 강하거든요. 그런 점이 꾸준히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국가대표로 뛰고 싶은 마음이 커요. 자만하지 않고 초심을 유지해야죠.

-엄화영 선수도 지난해와 느낌이 다를 것 같다.
화영 지난해에는 연맹 추천으로 국가대표가 됐어요.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국가대표가 됐다는 생각에 많이 아쉬웠죠. 올해는 선발전을 통해서 국가대표가 됐어요. 당당히 실력으로 선발돼 더 뜻깊어요.

-국제 대회는 어떻게 준비하나.
재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가 되는 게 제 목표에요. 그러려면 국내에만 안주하지 않고 국제 대회에 많이 출전해야겠죠. 외국 선수들의 체격 조건이 좋아 몸을 키우려고 근력운동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 밖에 외국 선수를 상대한다고 해서 특별하게 준비하는 건 없어요.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코트에 오를 뿐이죠.

-국제적으로 대한민국 스쿼시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화영 하위권이라고 할 수 있죠. 스쿼시에 대한 지원도 적고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는 선수도 아직 없어요.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화영 외국 선수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원받는데 저희는 웬만한 장비는 직접 사거든요. 스쿼시 경기장도 점점 사라져 가고 있고요. 외국 선수들은 기업에서 지원도 많이 받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스쿼시에 대한 지원이 많지 않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스쿼시의 종목 채택이 무산됐다.
재진 채택됐으면 스쿼시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워요. 많이 허무했죠. 다른 선수들도 같은 마음일 거예요. 앞으로 다가올 2018년 아시안게임에 집중해야죠.
화영 운동선수에게 올림픽은 가장 큰 무대인 만큼 아쉬움이 크죠. 일본도 스쿼시 강국이 아니라 채택에 덜 적극적이었던 것 같아요.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해왔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재진 2012년에 출전한 첫 국제 대회 경기가 생각나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기를 부담 없이 치렀는데 알고 보니 상대가 세계랭킹 30위 정도더라고요. 경기에선 졌지만 풀세트까지 가는 대결을 했어요. 다시 돌이켜보니 내가 이렇게 잘 쳤던 때도 있었나 싶어요.
화영 지난해 전국체전 경기가 기억에 남아요. 단체전 풀세트 경기를 했는데 불합리한 심판 판정 때문에 졌어요. 억울했지만 마음에 담아 두지는 않으려고요. 평소에 심판 판정이 잘못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이 경기는 유독 판정에 문제가 있었어요.

-두 선수 개인전, 복식, 단체전 모두 성적이 좋다.
재진 개인전이나 단체전은 모두 단식이니까 부담은 없어요. 저는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아서 복식도 크게 어렵진 않고요. 복식경기에도 제 경기 스타일이 잘 맞는 편이거든요.
화영 자기 구역만 잘 맡으면 되니까 복식이 더 편하긴 해요. 체력이 약점인 저에게는 더 수월하죠. 하지만 단식 위주로 연습을 해왔기 때문에 동료 선수와 호흡을 맞추는 데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유재진 선수에게 최고의 복식 파트너가 있다면.
재진 대학부에서 같이 뛰고 있는 오성학 선수요. 이 선수와는 놀면서 재밌게 연습하는 데도 오히려 집중이 더 잘돼요. 훈련에 집중이 잘 되니까 성적도 잘 나오고요.

   
▲ 엄화영 스쿼시 국가대표 2년차
“지금은 국가대표 막내지만 오랫동안 하고 싶어요”
-스쿼시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현재 달라진 점은.

재진 아버지와 형들을 따라 취미로 스쿼시를 처음 시작했어요. 점점 더 재미를 붙여가다가 중2 때 선수가 되기로 했죠. 스쿼시가 서로를 속이는 게임이잖아요. 상대방이 제 공격에 속았을 때 느껴지는 쾌감이 좋더라고요. 지금의 제 경기 스타일이기도 해요. 무난하게 공을 치다가 강한 한 방을 주는 거죠. 처음 시작했을 때 스타일 그대로 지금도 경기를 하고 있어요.
화영 중3 때 처음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큰 목표 없이 힘든 훈련을 해서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경기에서 이기기도 하고 대회에서 우승도 경험하면서 흥미도 더 생기고 목표도 생겨나기 시작했죠. 지금은 오히려 경기 결과나 우승보다 그냥 스쿼시 자체가 좋아요. 국가대표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한국 최고의 스쿼시 선수가 되겠다는 큰 목표도 생겼고요.

-연습이 안되는 날에는 어떻게 하나.
재진 저는 공이 잘 안 쳐지는 날에는 라켓을 놓아 버려요. 잘 안 되는 걸 계속하면 그 느낌에 적응될 것 같아서 그런 날에는 아예 다른 훈련에 집중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시 공을 잘 칠 수 있게 돼요.
화영 공이 잘 안 맞는 날에는 그냥 놀면서 쳐요. 꼭 오늘 안 쳐지면 내일은 잘 되더라고요.(웃음)

-국가대표 선수 생활과 대학생 생활 모두를 소화하기 힘들 것 같다.
재진 출석은 만점입니다.(웃음) 이제 4학년이고 대학생활의 마지막 해니까 학점도 잘 받아보려고요. 훈련과 학교생활을 다 잘 해내는 게 힘들긴 하지만 해봐야죠. 그래도 저는 훈련에 집중하는 지금의 생활이 좋아요. 제가 하는 일이 스쿼시 선수이니까 선수 생활에 맞춰서 생활해야죠.
화영 학교에 열심히 나가려고 하지만 경기 때문에 많이는 못 나가요. 학교 다니는 게 맞냐고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어요.(웃음)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언제나 훈련이 먼저에요.

-훈련이 없을 때는 어떻게 보내나.
재진 저는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주말에도 연습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저는 쉴 때는 제대로 쉬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화영 맛있는 것도 먹고 쇼핑도 가요. 그렇지만 보통 쉬는 날이 생기면 잠을 많이 자요.(웃음) 자취를 하고 있어서 빨래나 청소도 하고요.

-앞으로 선수로서의 계획이나 목표는 무엇인가.
재진 스쿼시 하나만 보고 여기까지 왔으니까 스쿼시에서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올해는 새로 들어온 후배 선수 한 명을 직접 담당하게 돼서 멘토로서 잘 이끌어 줄 계획입니다.
화영 올해는 1등을 계속하는 게 목표에요. 외국 선수들과 경기하면서 경험을 쌓기 위해 국제 대회에 많이 출전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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