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곳곳에서 소위 ‘갑’의 횡포로 고통받는 ‘을’이 속출하고 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권력관계가 발생하는 곳이면 어디든 갑을관계의 폐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공예전공에서 발생한 부조리 논란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공예전공의 저학년 학생들이 청소, 행사지원 등에 강제로 동원되고 4학년 졸업전시회에 필요한 작품 받침대를 제작해야 하는 관행이 부당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 공예전공 학생회는 참여를 ‘독려’하는 수준의 표현을 사용했을 뿐 강제하진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학에서는 보통 고학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느 정도의 권위가 주어진다. 저학년들은 대학생활을 오래 한 선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을의 자리에 위치하기 쉽다. 고학년 학생들은 권력관계상 우위에 있는 쪽이 더욱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누군가의 독려가 누군가에겐 폭력일 수 있다. 청소에 불참한 학생에게 연락해 문책하고 받침대 제작 상태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욕설을 내뱉으면 저학년 학생들은 부담을 느끼고 선후배 관계는 더욱 경직될 수밖에 없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선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누구나 새내기 시절이 있었고, 저학년이던 때가 있었다. 자신이 후배 입장이었을 때 선배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어떻게 다가왔었는지 돌이켜볼 줄 알아야 한다. 후배에 대한 존중은 자연스레 선배에 대한 존경을 이끌어낸다. 선후배 사이에 존중과 존경이 공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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