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철을 가리지 않고 취업을 위한 면접을 맡아 달라는 전화가 걸려온다. 3급 이상의 고위공무원 승진 및 채용부터 지방직 9급 공무원, 심지어는 임시직 공무원을 채용하기 위해서도 면접이 강화되고 있다. 사기업 직원 채용에서 면접이 강화되면서 공공분야에서도 면접이 취업관문을 뚫는 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나는 면접장에서 ‘이 자리에 본인이 선발되어야 하는 이유를 자신의 장점과 연계하여 말해보라’, 또는 ‘이곳에 취업이 되면 본인이 이 조직에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를 주로 질문한다. 이 질문들은 내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면접관이 주로 묻는 말일 것이다.

누구를 붙여야 하는지를 결정하기보다 떨어뜨려야 하는 대상을 찾는 일이 비교적 더 쉽다. 취업만 되면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본인이 어떤 장점을 가졌으며 취업 이후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후보자, 좋은 것을 나열하지만 자기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못하는 후보자, 정답을 외워서 답하여 후속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후보자,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후보자 등이다. 최악의 경우는 부모와 함께 면접장에 나타난 후보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답한 말이 자기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반면, 자신이 어떤 경험을 하였고, 그 경험이 지원한 직장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대답하고, 어떤 후속 질문에도 대답의 일관성이 있으며, 자신이 조직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진정성 있게 대답하는 후보자에게는 아낌없는 점수를 준다. 면접관들의 보는 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마다 특징이 있고 장단점이 다르다. 다른 사람이 잘하는 것을 따라 한다고 나도 잘할 리 없다. 취업을 하고 싶다면 하루빨리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자신의 장단점을 깊이 인식하여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심도 있게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혼자 사색하는 시간을 늘려 고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자신만의 대답을 찾아야 한다. 모두가 찾는 진정한 인재는 새로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취업 준비를 위해서는 자신의 삶, 자신의 색깔을 찾는 것이 우선이다. 모범답안이 무엇인지를 타인에게 물어보고 그것을 외운다고 자신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가르쳐 준 답안으로는 결코 자신의 인생을 만들 수 없다. 다른 사람의 정답은 다른 사람의 것이지 내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작은 것부터 실천해보자. 걸어가면서 휴대폰을 보지 말고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느껴보자. 옆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자. 쉴 새 없이 말하는 대신 지그시 한 곳을 응시하며 사색을 즐겨보자.
이제 더는 학생으로부터 ‘교수님, 저 어디에 취직해야 하나요?’라는 어리석은 질문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특성에 어울리는 곳을 찾아가길 바란다.
박희봉 교수
공공인재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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