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졸업생부터 교수까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성명서 발표, 1인 시위, 서명운동 등 다양한 반대 운동 진행 중


  지난달 12일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국정화)’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대학가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앙대에서도 ▲1인 시위 ▲대자보 부착 ▲성명서 발표 등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이에 동참하고 있다.
 
  역사학과 교수 포함 111명 성명서 발표
  역사학과 교수 5명 전원은 지난달 15일 서울시립대·성균관대·한국외대 사학 및 역사학과 교수 24명과 함께 국정화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국정교과서의 집필 참여를 거부할 뿐 아니라 제작과 관련한 어떠한 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손준식 교수(역사학과)는 “역사는 다양한 관점과 입장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며 “이를 하나의 시각으로 획일화하는 것은 역사라는 학문을 무시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난 19일에는 중앙대 교수 111명이 국정화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진은 성명서를 통해 ‘획일적인 국정교과서로 어떻게 나라의 장래를 책임지려 하는지 심히 우려된다’며 ‘다름을 오류라 정죄하며 과거 유신 시절의 국사 교과서 국정화로 되돌아가려는 정부의 시대착오적인 행태다’고 밝혔다.

 재학생 및 졸업생 반대 운동도 확산
  동시에 학생들의 움직임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난달 15일에 김형경 학생(간호학과 1)이 국정화 반대 대자보를 게시했고 이어 30장 이상의 대자보가 학내에 붙여졌다. 김형경 학생은 “이 문제에 대해 한 사람이라도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대자보를 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역사학과 재학생과 졸업생도 뜻을 모아 국정화 반대 선언에 나섰다. 역사학과 학생회는 역사학과 재학생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지난달 20일 성명서를 게시했다. 역사학과 이종석 학생회장(3학년)은 “전국에서 사학 및 역사학과 학생들의 반대 성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 뜻에 동참해 중앙대 역사학과도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용석 졸업생(사학과 99학번)은 SNS를 통해 반대선언에 동참할 졸업생을 모았고 4일 만에 73학번부터 10학번까지의 졸업생 207명이 국정화 반대 선언에 동참했다. 졸업생 207명의 이름이 걸린 선언문은 지난달 22일 107관(교양학관) 앞 게시판에 부착됐다. 

 국정화 저지 중앙대 네트워크 발족
  지난달 19일에는 박준호 학생(중국어문학전공 2)과 10여명의 중앙대 학생이 모여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중앙대 네트워크(한중넷)’를 발족했다. 박준호 학생은 “옳지 않은 일을 방관할 수만은 없었다”며 “뜻있는 친구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조성해 학내에 국정화 반대 여론을 형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중넷은 ▲릴레이 1인 시위 ▲대자보 붙이기 ▲국정화 반대 무인 서명 데스크 설치 등을 진행했다.

  서울캠 정문에서 진행되고 있는 릴레이 1인 시위는 지난달 16일 박준호 학생을 시작으로 지난달 31일까지 12명이 참여했으며 오는 1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1인 시위에 참여한 철학과 정철원 학생회장(3학년)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교과서가 집필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국정화를 반대한다”며 “많은 학생이 1인 시위를 보고 작은 행동으로나마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중넷은 학생들의 대자보를 SNS에도 게시해 호응과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 서울캠 정문에서 릴레이 1인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국정화 반대 서명을 받는 무인 데스크를 205관(학생회관), 203관(서라벌홀), 303관(법학관) 등에 설치해 지난달 28일까지 중앙인 2543명의 서명을 확보했다.
 
  한중넷, 국정화 반대 기자회견 가져
  한중넷은 지난달 29일 학생회관 앞에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중넷이 취합한 2543명의 서명은 지난 30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중앙 지부를 통해 교육부에 전달됐다.

  한편 한중넷은 내일(3일)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302호에서 장규식 교수(역사학과)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무엇이 문제인가?’ 강연을 개최할 예정이며 오는 4일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중앙 지부가 주최하는 ‘대학생 역사기억행진’에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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