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에서 교수협의회가 ‘학교 정책에 반대해 온 교수들의 연구년 신청 대거 탈락’ 등에 반발해 총장의 직위해제 및 해임을 요구해 논란이 됐다. 최근 중대신문을 통해서도 교수협의회가 총장을 향해 재차 불신임을 표명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기사의 내용들 중에는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 등을 총장이 주도하고, 재단의 비민주적 학교 운영을 수수방관 해왔다면서 교수들이 인정하지 않은 총장은 자격이 없으니 총장직을 내놓을 것을 재차 요구하였다는 내용이 있었다.

물론 대학 내 모든 구성원이 공정하게 합의점을 도출하지 않고 사적 입장에서 학문적 영역을 재단하여 독단적으로 학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문제는 ‘과연 문제를 제기할 때 그 주체가 학교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생들이 아닌 교수들이어야 하고, 학생들은 공식적으로 소식을 전달받을 수 없으며 배제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이다. 학교를 오래 다녔지만 지금까지 중요한 일이 있을 때, 학교 내부나 내가 직접 뽑은 학생회를 통한 공지를 직접적으로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SNS, 혹은 활성화 돼 있지 않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알리는 것이 공지라면 할 말은 없다. 한창 학교에 다니던 2010년 당시에도 구조조정 등이 있었고, 전공인 역사학과 또한 다루는 학문의 분야가 완전히 다른 민속학과와 학문 단위를 통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를 반대했던 경험이 있지만 그 당시에도 학교로부터는 개인적으로 어떠한 공지도 받지 못했고 자치기구 등에서 소식을 전달받은 후 거기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께서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물론이고 20대청년들의 사회적 역할이 많이 희석됐다고 전해지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학교의 주인은 그곳을 다니는 학생이다. 하지만 결코 학교에서 주인 대접을 받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단순히 대학을 인생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 생각하고 학내 문제에 관심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등록금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교내의 중요한 이슈를 단 한 번도 공식적인 시스템을 통해 공지를 받은 적이 없으며, 신문을 통해 학교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는 ‘과연 이게 정말로 옳은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시에는 입장을 표명하기 전에 구성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학생들에게 간략하게라도 문제를 알려주고 문제에 대한 찬반투표를 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최소한의 양해라도 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슈에 대해 논할 때는 먼저 그 이슈를 알아야 하는데 학생들은 이러한 것들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물론 ‘총장 불신임에 대한 토론회’등을 통해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정작 대다수는 사전에 이것이 열리는지도 알기 힘들었다. 또한 토론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토론 주제에 대한 내용들을 당시에는 제대로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언론에서 기사를 본 후에야 알았다. 이 때문에 방관자적인 역할에 설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있다.

물론 교수들이 불신임을 표명하고 비판받아 마땅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정당하다. 또한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사적인 것이 학문을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학내 문제들로부터 학생들은 외면당하고 있다. 또한 교내에서 문제를 제기할 때 그 주체는 과연 누가 되어야 하는지를 우리 모두 한 번쯤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학교의 주인이 정말로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구성원들 모두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회에 나가기 전 마지막 단계인 대학에서조차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한 박탈감을 학생들이 받지 않도록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한다.

정재묵 학생
역사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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