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강 시간 학교 근처 카페에 앉으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나라의 언어가 들려온다. 가까이는 중국어부터 멀리 유럽의 프랑스어까지 세계 각지의 언어가 학교 앞 카페에서 흘러나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색적이었던 풍경이 이제는 당연한 풍경이 되었다. 지난 몇 년간 많은 대학이 세계화를 지향하였고 중앙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앙대의 외국인 학생 수는 계속해서 증가해왔고 이제 외국인 학생들이 중앙대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앙대의 이러한 변화에 따라 중대신문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번학기 중대신문에 국제면이 생긴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중대신문 국제면에는 다양한 외국인 학생들의 견해를 생생하게 담으려는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 있는 섭외를 통해 다양한 나라의 시각을 살펴볼 수 있었으며 인터뷰 형식의 보도 형태는 외국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기에 충분했다. 변화의 흐름에 맞춘 중대신문의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외국인 학생들이 중앙대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 꼭 필요한 시도이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아직 아쉬운 점이 있다. 이번학기 세 번에 걸친 중대신문 국제면의 주제는 한국의 교육, 음식문화, 노동이었다. 이 주제들은 이미 기존 미디어에서 많이 다루었던 주제들이다. 기존 미디어에서 다루었던 주제들을 반복하다 보니 내용 면에서 기존 미디어와 중복이 많았고 중대신문만의 차별성과 신선함이 다소 떨어졌다. 또한 논의의 범위도 너무 넓었다. 논의의 범위를 한국 전체로 광범위하게 다루다 보니 내용이 단순비교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논의의 범위를 중앙대로 구체화하고 학교와 학생들에 관련된 주제를 선택했다면 좀 더 독자의 피부에 와닿는 내용이 되었으리라 본다. 가령 유학생의 학교 앞 주거 문제나 조별 과제와 같은 주제는 외국인 학생뿐만 아니라 한국 학생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국제면에서 중앙대 내의 문제보다는 각국의 소개와 우리나라와의 비교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하지만 중앙대 학생들을 독자로 하는 학보사의 특성상 독자들의 의식과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국제면이라 할지라도 학교 상황과 연결 지어 내용을 전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중앙대의 외국인 학생 수는 늘어났지만 그들과 한국 학생들 간의 소통은 진전이 없었다. 오히려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들 사이에 오해와 갈등이 커졌지만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함께 논의할 공간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대신문 국제면은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다. 이 공론장을 통해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진정한 의미의 대학 세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국제면이지만 앞으로 중대신문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종은 학생
신문방송학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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