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투표, 과연 우리의 민주주의를 맡길 수 있을까?
  • 중대신문
  • 승인 2015.08.3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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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박용성 전 중앙대 재단 이사장(이하 박 전 이사장)이 검찰에 소환됐다. 이와 함께 드러난 일들은 학내에 큰 충격을 주었다. 박 전 이사장은 학교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교수들에게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목을) 쳐줄 것’이라는 등 막말을 일삼았으며, ‘여러분 대학이나 개혁하세요, 우리는 개혁으로 초일류가 될 거니까요. 중앙대를 사랑하는 학생 일동-’이라고 쓴 학생 명의 현수막 게시를 지시했었다. 이는 학내에서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교수 사회나 학생 사회를 통제하는 일에 박 전 이사장이 직접 개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학내에서는 ‘대자보 검열’이나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 비판적인 글을 쓰면 글이 삭제되고 아이디가 정지되는 일들이 있어왔다. 박 전 이사장이 떠난 후에도 대학 민주주의에 대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을 학생 사회가 보여주어야 한다.

 대학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다. 만약 선거에서조차 재단이나 대학본부가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대표자들이 공정하게 선출되지 못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각종 학생회 선거에서 시행되고 있는 전자 투표는 구멍이 너무 많다. 본래 전자 투표는 예전에 비해 낮은 투표율을 극복하기 위해 시행되었다. 중앙대뿐만이 아니라 서울대, 숭실대, 고려대, 숙명여대 등 전자 투표를 시행하는 학교들이 많다. 하지만 중앙대는 전자 투표 진행에 있어 허술하고 구멍이 많은 학교다.

 먼저 전자 투표 업체 선정에 있어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가 진행된 적이 없다. 여러 업체들을 공개적으로 모집하여 경쟁을 통해 선정하고 이 과정을 학우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선관위 내부에서만 어떤 과정으로 선정되었는지 공유하고 선정해왔다. 또한 기존 업체가 몇 년 동안 중앙대 선거를 독점해왔다.

 서울대에서 서울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선거를 진행한 것과 비교된다. 또한 2012년 서울캠 55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선거인명부 조작 의혹이 있었고 공개된 로그파일에서 외부 접속기록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 당시 선관위는 이에 대한 해명과 결과 값 공개를 업체에 요구하였지만, 업체는 시설 상의 문제로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했고 결국 누가 어떻게 접속하여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한데 어떻게 선거에 대한 조작과 개입이 없다는 것을 장담할 수 있을까.

 이에 더하여 전자 투표가 과연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2012년 전자 시스템상의 오류로 단과대 선거에서 사회과학대 소속 문헌정보학과 학생들이 인문대 학생회장 투표에 투표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전자 투표를 함으로써 안전하고 깔끔하게 보장되어야 할 선거가 오히려 복합적인 문제들로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또한 이화여대, 서강대, 동국대, 경희대, 홍익대 등 전자 투표를 끝까지 시행하지 않는 학교들도 있다. 전자 투표를 하더라도 모바일 투표만 하거나, 선거인 명부 확인만 전자로 하되 투표는 종이로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중앙대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전자 투표에만 의존하는 대학은 몇 되지 않는다. 종이 투표를 하는 이유는 전자 투표로 인한 공정성 훼손이나 조작 의혹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물론 종이 투표를 하게 되면 선관위에 소속된 학생회 임원들의 수고가 배로 더해질 것이다. 하지만 학우들의 한 표, 한 표로 당선된 대표자들이 이후 선거관리위원이 될 때 이런 수고는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중앙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선거에 있어서는 더욱 문제가 많았다. 이후 선거관리위원회가 될 중앙운영위원회 분들에게 전한다. 조금의 수고로움으로 선거가 깨끗하게 진행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한대윤 학생
철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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