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처, 남학생 우대 지시 없었다
여성단체,  분칠 퍼포먼스 선보여

지난해 진행된 ‘2015학년도 수시모집’의 일부 전형에서 박용성 전 이사장이 합격자의 성비를 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논란이 된 모집 전형은 경영경제대 지식경영학부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으로 지난해 10월 9일 진행된 심층면접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일 ‘한겨레신문’ 등 외부언론에 따르면 당시 심층면접 평가에 참여했던 평가위원들이 대학본부로부터 남학생을 더 많이 뽑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면접평가 당일 대학본부가 박 전 이사장의 ‘분 바르는 여학생들 잔뜩 입학하면 뭐하느냐, 졸업 뒤에 학교에 기부금도 내고 재단에 도움이 될 남학생들을 뽑으라’는 지시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당시 평가에 참여했던 A평가위원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누가 했느냐고 따졌다가 이사장의 지시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일부 평가위원은 면접평가에 참여하는 입장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B평가위원은 “수치만으로는 당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지만 평가위원들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며 “부끄럽지만 실제로 남학생들에게 좀 더 후한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C평가위원 또한 “서류평가에서 60점 미만이면 탈락시키자는 암묵적 기준이 있었으나 남학생들은 면접이라도 보게 해주자는 마음으로 평가했다”고 증언했다.


대학본부는 지난 20일 중앙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해당 논란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산호 입학처장(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은 “면접평가 당일 평가위원들에게 남학생들을 많이 뽑으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또한 이메일이나 구두로 그러한 내용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심층면접 평가에 참여한 D평가위원 또한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가 없는데 이미 사실인 양 외부언론에 보도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전형의 입시 경쟁률이 낮고 등록률도 낮다는 점을 들어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식경영학부의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의 2015학년도 경쟁률은 1.74:1, 지난 6년간의 평균 경쟁률은 1.68:1 정도이며 2015학년도 최종 등록률은 94.1% 정도다. D평가위원은 “지원자 수 자체도 적고 등록률도 낮은 전형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모집인원을 모두 채우려고 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성별을 이유로 떨어뜨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성화고졸재직자 전형의 모집현황을 분석해본 결과 논란의 진위와 관계없이 최종 합격자 중 남학생의 비율은 증가하지 않았다. 최종 합격자 중 남학생 비율은 2014학년도 12.6%에서 2015학년도 10.8%로 오히려 1.8% 감소했으며 여학생 비율은 87.4%에서 89.2%로 증가했다.


한편 지난 21일 한국여성민우회 등 4개 여성 단체의 주도로 ‘중앙대 입시 성차별 규탄 퍼포먼스’가 열렸다. 이들은 박 전 이사장의 성차별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풍자하며 얼굴에 파우더를 칠하는 등 퍼포먼스를 벌였다. 한국여성민우회 김나현 활동가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대학 입시 과정에서 성차별적인 언행이 오간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며 “중앙대 측에서 이 일이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지 깨닫고 성의 있는 대책을 내놓기를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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