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관은 서울캠 공간 문제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이다. 콩나물 강의실, 연구실 공간 부족 등으로 서울캠 공간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불만이 제기될 때 항상 대학본부에선 310관을 해답으로 내놓았다. 중앙대 전 구성원이 310관만 바라보며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 당연한 형국이다.
 
  그렇기에 공간 조정과 관련한 사항은 모두의 관심사다. 310관 건립에 자금을 대는 이들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모두가 목 빠지게 완공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공간 조정을 할 때는 이에 얽혀 있을 만한 구성원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말이다.
 
  그중에서도 실제적으로 고려돼야 할 대상은 학생이다. 학생자치 공간 철거가 확실시되면서 당장에 공간이 필요하게 될 이들이기 때문이다. 대학본부는 학생자치 활동이 주로 이뤄지는 205관(학생회관) 및 206관(학생문화관)을 310관 완공 후 철거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미 공간이 없어진 이들도 있다. 지난해 304관(미디어공연영상관) 지하주차장 옆 동아리방이 철거되면서 이곳을 쓰던 동아리들은 가설 동아리실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아무런 말이 없다. 이들을 310관에 배정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간 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현재 310관에 배정된 공간은 있는지 등을 공개하고 학생자치 공간에 대해서만큼은 논의할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303관(법학관) 완공 당시에도 학생자치 공간 배정과 관련해 진통을 겪은 적이 있다.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대학본부의 일방적 행정 통보였다. 알면서 구태를 답습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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