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참으로 좋은 달이다. 모든 나무와 잔디가 푸르고 꽃들은 만개한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또한 5월은 유난히 노는 날이 많은 달이면서, 의미 있는 날도 많은 달이다. 달력을 보면서 적어보니 의미 있는 날이 꽤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바다의 날, 식목일, 입양의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성년의 날, 발명의 날, 세계인의 날, 부부의 날, 석가탄신일, 그리고 방재의 날까지 말이다. 무려 13개의 날이다. 한 달의 삼분의 일 이상이 의미 있는 날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살아가는 데 중요한 대부분의 가치들을 5월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라가 계속해서 뻗어 나가려면 미래 주역인 어린이를 잘 키워야 한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님의 희생에 대해 잊지 말고 항상 정성을 다하자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 남을 인도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자신에게 엄격하면서 다른 사람을 올바르게 이끌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 부부의 날은 부부 서로가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의 깊고 오매한 뜻은 잘 모르겠지만 항상 자기를 숙이고, 욕심내지 말라는 가르침을 전한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이 많은 날의 의미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봐야한다. 미래의 초석인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지,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지 말이다. 나는 자신이 없다. 다른 사람을 이끌 정도로 정정당당하고,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지 자문했지만 거기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또한 바쁘다는 이유로 부부간의 대화와 소통은 없고 단절된 시간만 공유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언제나 나만의 이익을 위하여 돈만 탐욕스럽게 챙기며 살아가는 괴물이 된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나는 내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 
 
  아마도 5월에 이런 날들을 둔 것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에 자연의 모든 것들이 다시 태어나듯이 사람들도 부족한 과거를 묻고 다시 태어나라는 뜻이 있는 것 같다. 아니 확실히 그렇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된다. 다시 태어나야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받은 글귀가 기억에 남는다. ‘남의 손을 씻어주다 보면 내 손도 따라서 깨끗해지고, 남을 위해서 불을 밝히다 보면 내 앞이 먼저 밝아질 것이다.’ 맞는 말이다. 과거를 보지 말고 미래를 보자. 입술이 아닌 마음으로 다가가자. 내 말만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말도 들어주자. 나만을 보지 말고, 서로와 우리도 보면서 희생하면서 가자. 이런 것이 재탄생이다. 
 
  지금 사회는, 학교는, 우리는 이런 재탄생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진정한 환골탈태의 마음으로 다시 태어나자. 그래서 내년 5월은 산뜻함과 청명함, 그리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계절로서 맞이하자. 
 
김정인 교수
경제학부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