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청년실업률’은 2월보다 1.9% 포인트 상승한 11.1%를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한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체감실업률’은 37.5%로 통계청 발표치를 3배 이상 상회하고 있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문과보다 이과를 선호하는 것도, 대입에서 취업에 유리한 학과들이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것도 전부 극심한 청년실업 덕분이다.
 
  대학생들의 불안감은 나날이 커져간다. 취업시장은 점점 좁아지고 경제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스펙은 옛말이고 탈스펙 시대가 도래 했다. 영어점수나 학점 같은 정량적인 요소에 다양한 경험까지 갖춰야 한다.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이 안 되는 원인을 자신의 낮은 스펙에서 찾으며 자기계발에 시간과 돈을 쏟는다.
 
  기성세대 또한 청년 실업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린다. 중소기업이나 3D 업종을 기피하고 대기업만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단순히 명예나 허영심 때문에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다. 임금이나 복지와 같은 고용의 질 또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대한민국 경제성장 구조가 대기업 중심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청년 실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일자리가 충분히 늘어나지 않기에 발생하는 문제다.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한 스펙경쟁은 청년세대를 지치게만 할 뿐이다. 그렇다고 위로부터의 해결을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정부의 정책을 날카롭게 직시하고 개선하려는 실천적 행동이야 말로 지금의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스펙임을 청년세대 모두가 알아야 한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