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칙 개정 이사회 의결
대교협 입시전형 심의안 제출돼

 

학사구조 개편 대표자 회의에서
세부사항 논의 중

 지난 2월 26일 처음 발표되면서 학내·외를 떠들썩하게 했던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계획안)’은 처음의 모습과 비교하면 뼈대만 남은 채로 지난달 27일 이사회 의결을 통과했다. ‘2016학년도 학칙 개정안(학칙 개정안)’에는 기존 계획안의 핵심인 광역화 모집이 반영됐으나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치면서 광역화 모집이 아닌 모집정원을 기존의 학과단위에서 단대단위로 조정한 것만 적용됐다. 이와 더불어 ‘학사구조개편 대표자 회의(대표자 회의)’에서는 학사구조개편을 위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계획안 발표 이후 찬성과 반대 양측의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이 이어지다가 지난 3월 24일 교무위원회는 ‘학부·학과의 틀을 유지하며 신입생을 단대단위로 광역화 모집하고 세부사항 논의를 위해 교수와 학생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써 갈등 국면은 소강상태를 맞이하는 듯 싶었으나 교무위원회가 성명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25일) 학칙 개정안이 공고되며 갈등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입시전형 기간을 맞추기 위해 학칙 개정안을 발표한 것이고 세부적인 사항은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1차 회의
결국 지난달 9일 학생·교수·대학본부 3자가 참여한 1차 대표자 회의가 학부 학사구조개편(구조개편)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1차 회의에서는 토대가 잡히지 않은 회의체의 틀을 세우기 위한 사항들이 결정됐다. 교수 측의 신광영 교수(사회학과)와 대학본부 측의 박상규 행정부총장(응용통계학과 교수)이 공동위원장으로 선출됐으며 이강석 교수협의회장(생명과학과 교수)과 직원 대표로 유춘섭 노동조합위원장까지 대표자 회의 위원으로 추가돼 대표자 회의의 위원 구성이 확정됐다. 이외에도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의 회의를 지양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2차 회의 
지난달 13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대표자 회의의 성격이 확정됐다. 우선 구조개편을 원점에서 논의하는 것에 대해 교수와 대학본부 측의 의견 대립이 있었다. 교수 측에서는 대학본부가 계획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학교가 위기에 빠졌으므로 민주적으로 처음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는 3월 24일 교무위원회의 성명에서 ‘광역화 모집을 바탕으로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광역화모집을 바탕으로 회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교수대표들은 우선 학교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본부의 제안을 수용했다. 이강석 교수협의회장은 “박범훈 전 총장과 관련한 비리로 중앙대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고 박용성 전 이사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를 하는 등 학교의 위상이 위태로운 상황이다”며 “학교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 교수들이 백번 양보했다”고 말했다. 결국 대표자 회의는 광역화 모집을 전제로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회의체로 결정됐다.

이외에도 1차 회의에서 결정됐던 공동위원장 체제가 신광영 교수가 단독위원장, 강태중 교수(교육학과)와 박상규 행정부총장이 부위원장을 맡는 체제로 변경됐다. 또한 지난달 15일 예정돼있던 교무위원회의 심의에 대해 대표자들의 의견협의가 없이 학칙 개정이 심의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를 반영해 대학본부 측은 3차 회의 이후로 교무위원회 심의를 연기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교무위원회 심의는 3일 뒤인 17일에 이뤄졌다.

3차 회의
2차 회의 3일 뒤인 16일 열린 3차 회의에서는 본격적으로 구조개편의 세부사항들이 결정됐다. 우선 광역화 모집의 시행은 총 정원에서 22%를 차지하는 정시모집 인원에 한정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도 대표들 간의 잡음이 발생했다. 대학본부 측은 광역화 모집인원이 총 정원에서 50%를 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교수 측은 20%가 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학본부 측은 정시와 고른기회 전형을 광역화 모집하자고 주장했고 교수 측은 정시만 광역화 모집할 것을 주장했다.

한편 학생 측은 정시에서 입시 결과가 저조해질 가능성이 있고 논술 전형의 경우 특정 학과를 겨냥해 진학하는 학생의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논술 전형을 광역화 모집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2016학년도에는 이미 정해진 전형요소를 활용해야 하고 학과 안정성에 우려가 있는 인문계열 일부 학과는 정시모집 비율이 낮기 때문에 결국 정시모집 인원에 대해 광역화 모집을 하고 나머지 전형은 학과를 선택해 모집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광역화 모집 비율이 대폭 감소하면서 사실상 ‘모집단위 광역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무색해졌다. 이에 대표자들은 ‘모집단위 광역화’ 대신에 ‘전공선택제’를 사용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대해 사과대 대표로 참석한 유홍식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학과 단위로 78%를 뽑기 때문에 광역화라는 표현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일부 수험생만이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기에 전공선택제로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정원 중 78%를 차지하는 학과(전공)제는 기존의 학과체제와 동일하게 운영된다. 또한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기존의 전과제도를 활용하기로 했다. 서울캠 한웅규 총학생회장(아동복지학과 4)은 “학과(전공)제는 기존의 시스템과 완전히 동일하다”며 “학과를 선택하는 정시모집 인원과 수시모집 인원에 대한 전과 정원은 별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4차 회의
대교협의 ‘입시전형 심의안(심의안)’ 제출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4차 회의가 진행됐다. 4차 회의에서는 기존 2학년 2학기였던 전공선택시기가 2학년 1학기로 앞당겨졌다. 4번의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들이 종합된 심의안은 지난달 30일 대교협 입시전형위원회에 제출된 상태이다.

한편 심의안이 제출됐지만 5월 중순 이후로 계획돼있는 입시요강 발표 전까지 경영학부 AACSB인증과 공대의 공학인증제도 등 학문단위별로 놓인 특수한 상황에 대한 세부적인 고려는 계속적으로 있을 예정이다. 이산호 입학처장(프랑스어문학전공 교수)은 “심의안에는 구조개편에 의한 선발방식의 변경만 반영되기에 세부적인 사항은 입시요강이 확정될 때까지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학과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표자 회의 신광영 위원장은 “학과마다 정시비율이 상이해 정시비율이 높은 학과는 쏠림현상을 겪을 수 있기에 보완이 필요하다”며 “학과로 입학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지도에 관해서는 아직 아무런 구체적인 방안이 없기에 서둘러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5차 회의는 오는 9일 열릴 예정이며 특성화학과 설정과 학과별로 상이한 정시비율에 대한 보완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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