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를 배울 때 시대의 호황기와 침체기는 대개 왕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천재지변의 상황을 차치하고 그 시대의 평가는 임금의 정책과 통치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왕정이 끝난 현대에도 정부를 중심으로 현 세태를 얘기한다. 그만큼 우리가 속한 집단의 장(長)의 소임과 결정이 우리 삶에 엄청난 파급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학내는 또 한번 떠들썩했다. 박용성 이사장이 이메일 논란으로 이사장 직을 사퇴함에 따라 김철수 전 세종대 총장이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술렁임에는 박 전 이사장의 거친 표현에 대한 학내구성원의 놀라움과 함께 경영 전반을 운영하는 장이 바뀌는 것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있었다.

 조직 밑에 사람들은 장이 가진 가치관에 영향을 받는다. 그들은 조직에서 개인의 가치를 앞세우기보다는 평소 장이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떠올린다. 조직의 목표와 추구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은 장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학교의 복잡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신임 이사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김철수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그동안 추진해온 학내 사업들에 대해 기존의 방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선결과제를 고민하고 내·외부의 어려움을 하루빨리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가치에 역점을 두고 어려움을 헤쳐나갈지에 대한 결정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통해 구성원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이사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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