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에 대한 대자보로 가득하다. 수많은 성명서에는 계획안이 협의가 부재한 상태에서 강행됐다는 불만이 다수를 이룬다. 개별 주체들이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움직임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성명서에 담겨있는 각 주체들의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표현의 차이에 불과한 많은 성명서들의 내용은 몇 개의 큰 범주로 분류할 수 있다.

 각기의 의견 표출과 취합의 상생적 활동을 효율성의 논리로 따질 수 없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본적 단계에 이른 지금 공통의 요구 조건을 도출해야 한다. 이것이 곧 협상의 테이블에 앉아 난항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 문제를 던졌다면 적극적인 실천력을 보여줘야 한다.

 대학본부는 늦게나마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협의회를 통해 소통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계획안에 대해 반대하는 측은 성명서의 요구안만을 재차 주장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구성원이 반발하는 이유는 그들이 문제 삼는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구성원의 외침이 담겨있는 성명서는 계획안을 변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지만 힘을 한데 모으지 못해 추진력이 부족하다. 최종안이 결정되기 2주 남짓한 시간 동안 개별적 목소리들을 하나로 묶어 구성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것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때 그들이 나눴던 고민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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