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상담하면서 가장 빈번하게 받는 질문은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좋을까요?”이다. 아마도 졸업 후의 직업을 선택하는 일은 인생에서 결혼과 함께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선택이 아닌가 한다.
모든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두려움 속에서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나중에 후회가 없는 올바른 선택이 될지 상당히 고민한다. 또한 많은 학생들은 가장 안전한 선택 방법으로 사회적으로 검증 받은 직업을 선택하려고 한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취업, 각종 고시 합격, 로스쿨 입학 등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 좋은 직업으로 검증된 직업을 자신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직업 또는 직장 그 자체만을 놓고 좋은지 나쁜지를 열심히 비교하고 평가한다. 학교 선배들, 교수들, 또는 주변 사람들에게 해당 직장에 대해 묻고 또 묻는다. 연봉은 얼마나 주는지, 승진은 잘되는지, 복지혜택은 좋은지 등의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선택 과정에서 정작 선택의 주체인 자신은 크게 고려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직업선택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그 직업을 좋아하는지, 또한 얼마나 그 직업을 갖기를 열망하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선택의 대상인 직업이나 직장만을 놓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그 직업을 평가하고 있는지만을 심각하게 살펴본다. 선택한 직장에서 일생의 상당 부분을 보내야할 주체가 바로 자기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직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로 보지 않는다. 후회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위해 ‘사회적 증거의 법칙’을 따르려고 노력한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의 선택을 보면서 방향을 잡으려 한다. 사회적으로 좋은 직업이 반드시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직업이 아닌데도 말이다.
 
  얼마 전 밤시간 TV 채널을 돌리던 중 어느 연예인이 자식에 대한 교육관을 말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자기 자식에게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선택하라고 교육한다고 하면서 자랑스럽게 자신의 주관을 밝혔다. 그녀의 주장처럼 ‘스스로 평가해서 잘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겠으나 필자는 학생들에게 잘하는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잠시 눈을 감고 10년 후 오늘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어떤 모습이 그려지는가? 당연히 각자 원하는 직업 또는 직장 속 자신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다음으로 그 모습을 자신이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평가해보면 된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기 전날 밤, 소풍가서 즐겁게 노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너무 행복해 쉽게 잠을 못 이루던 경험과 비슷하다. 미래의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면 바로 그 모습이 가장 원하는 직업은 아닐까?
 
심준섭 교수
공공인재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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