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궂은 웃음에 숨겨둔 섬세함을 음악에 입히다
  • 김경림 기자
  • 승인 2014.10.12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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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박가현 기자

 

 

 

 

 

 

 

 

 

 

 

 

 

 

 

 

 

 

 

 

 

사람들과의 어울림 속에서
발견해낸 따스한 감성

  슬픈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들은 왠지 애상에 젖어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플레이모드의 기타리스트 박윤상씨(31)와 보컬, 건반을 책임지는 이경수씨(30)는 조금 다르다. 플레이모드는 유쾌한 발상으로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다가도 노래할 때면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노래가 시작되자,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대화하던 경수씨의 목소리에 금세 애잔함이 묻어난다. 그의 부드러운 창법은 발라드 가수 윤상과 조금 닮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윤상의 노래를 자주 따라 불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때 중창부에서 활동했던 경험도 그의 창법에 많은 영향을 줬다. 노래를 부를 때 자연스럽게 강약의 흐름을 타는 것도 그 덕분이다.
 

  윤상씨는 음악을 하면서 성격이 더 유쾌해진 편이다. “성격을 바꿔보고 싶어서 음악을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특별히 하고 싶은 게 없어서 자신감도 없었거든요. 아는 형이 2년이면 기타를 마스터할 수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갑작스레 기타 공부를 시작했죠. 목표가 생긴 것만으로도 무의미했던 삶이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어느새 그는 좋아하는 노래들로 만든 CD를 1000장 가까이 소장할 정도로 음악에 푹 빠졌다.
 

  그런 그가 요즘은 토크 프로그램 애청자가 됐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에도 관심이 많아서다. 사람에 대한 애정은 그들의 무대에서도 이어진다. “공연에서 관객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야기 나누는 것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노래만 부르고 가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사실 그렇게 하면 서로 통한다는 느낌은 안 들거든요. 곡 이야기도 하고 웃고 떠들다가 ‘저희 이제 노래할게요’라고 말하며 노래를 시작하는 편이죠.”
 

  사람에 대한 애정은 플레이모드의 결성에 있어서도 능력보다 중요하게 작용했다. 작곡을 전공하던 경수씨가 윤상씨와 손을 잡으려 했을 때 건넨 말은 “할래?”였다. 즉시, 또 너무 쉽게 돌아온 “그래”라는 대답으로 둘의 인간미 넘치는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따뜻한 기운 때문인지 그들의 작업실은 늘 동료 뮤지션들로 북적인다. “저희에게 다가오는 사람들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만일 저희가 다른 팀들을 멀리했으면 공연 외 활동이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을 거예요. 사람들을 알아가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공연을 같이 하거나 술을 함께 마시자고 권유하기도 하죠.”
 

  어떤 대상과도 쉽게 가까워지기는 힘들기에 그들에겐 특별한 기술이 있어 보였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원하는 걸 하고 싶어 하잖아요. 특히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더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서로 맞춰가는 과정도 중요해요. 같은 팀 안에서도, 대중을 고려할 때도요.” 처음에는 보컬을 염두에 두지 않고 기타 연주에만 몰두하던 윤상씨도 어느새 경수씨의 감정선에 귀 기울이며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그들만의 음악을 만들 때도 청중을 고려해 무거운 분위기는 피하는 편이다.
 

  귀에 오래 남는 그들의 음악과 활발한 활동 덕에 그들을 찾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끊이지 않는다. 한 번은 후렴구의 첫 단어를 정해주면서 그에 맞춰 작곡해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요청이 있을 때를 대비해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게 그들의 철학이다. “곡을 만들 때 그 순간의 감정밖에 담을 수 없다면 갑작스러운 요구에 맞추기가 힘들죠. 감정을 꾸며서 쓸 수는 없으니 감정 조절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윤상씨는 뮤지컬에서 세션으로 활동하던 중에도 난처한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 “감독님의 주문이 되게 웃길 때도 있어요. ‘띠리디띠띠 꿩꿩!! 이렇게 해줘요.’ 그렇게만 이야기를 하니까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죠. ‘회색 느낌이야, 회색.’ 이러시기도 하고요.” 추상적인 표현에도 맞춰 갈 수 있는 것은 그가 손에서 기타를 놓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집에서도 늘 기타와 붙어 있다는 게 경수씨의 설명이다.
 

  윤상씨와 경수씨는 집에서까지 함께 하는 사이다. 같은 집에서 생활하다 보면 서로 간의 갈등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들은 친형제처럼 친하게 지낸다.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무스’가 집을 더 정감 있는 분위기로 채워준다. 플레이모드의 부드러운 선율은 주변 모든 것에 사랑을 전하는 데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경수씨는 머릿속으로 구체적인 장면을 떠올리며 작곡을 시작한다. 드라마에 나올 법한 영상이 그려지면 그 상황과 어울리는 곡을 써나가는 것이다. 플레이모드의 곡 ‘그대는 왜’ 역시 그의 상상에서 시작돼 만들어진 곡이다.
 

  첫 장면에서는 키가 큰 남자와 그의 여자친구가 가로등 불빛 아래 다정하게 마주 보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어지는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 탓이다. 남자의 입장에서 쓰인 이 곡은 상대방의 마음이 점점 멀어지는 데서 오는 갑갑한 마음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감정선은 독특한 연주법으로 되살아난다. 플레이모드는 리듬을 변주시키는 대신 음량을 자연스레 조절하는 방법을 택했다. 소리가 커졌다 작아지는 과정이 매끄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긴 호흡으로 멜로디를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하기 때문이다.
 

  이 표현법은 클라이맥스에서도 계속된다. 보컬의 감정이 절정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잦아들었을 때는 긴장감마저 감돈다. 다시 이어지는 후렴에서는 ‘잔인하게 돌아서야 하나’라고 여운을 남기면서 곡을 끝맺는다. 플레이모드의 섬세한 감성이 부드러운 선율을 타고 귀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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