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들의 대학평가 거부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대신문은 본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순위를 보도하는 것만으로도 대학 줄세우기에 동조하는 것 같다는 마뜩잖은 자각에도, 대학이 평가지표에 맞춰 청사진을 그리는 불편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본지는 대학평가 순위를 다룬다.
 
  대학 줄세우기에 동조하거나 단독 8위로 고조된 분위기에 맞춰 호들갑을 떨겠다는 건 아니다. 중앙일보가 대학을 줄세운다고 아우성들이지만 ‘서연고’로 시작되는 익숙하고도 강고한 서열의식은 이전부터 한국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었다. 가파른 순위상승으로 의혹을 사는 성균관대를 향한 ‘sky의 s는 성균관대?’라는 저속한 조롱은 한국사회 내부의 지독한 서열의식을 방증한다. 일간지가 발벗고 나선다 해도 이 의식은 쉽게 부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집중해야 할 것은 단독 8위라는 허울 좋은 평가가 아니다. 수치가 말해주지 않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수치가 보여주는 대학의 현실을 따져봐야 한다. 교수당 학생수가 증가하고, 국제화 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음에도 외국인 학생의 다양성이 하락하는 현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따져보고 개선해야 한다.
 
  대학은 교육질과 연구력을 제고하는데 집중하고 각종 대외평가는 현 수준을 가늠하는 지표로 참고하면 그뿐이다. 순위 등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고, 타대학과 순위를 비교하며 가슴을 쓸어내리거나 얼굴을 붉힐 필요도 없다. 잘 가르치는 대학, 성실히 연구하는 대학. 대학의 미래는 지표가 아니라 그 가치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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