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손꼽아 기다리던 발명교실에서 발명의 열 가지 기법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 기법들을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 없지만 한 가지만은 아직도 기억 속에 선명합니다. 바로 ‘더하기 발명’이라는 기법이죠. 물론 가장 기본적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는 제가 이 기법을 일상에서도 자주 떠올리기 때문일 겁니다.

  함께 있으면 더 좋은 효과가 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것들을 한데 묶은 더하기 발명품은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필에 지우개가 달린 지우개연필, 웃옷과 치마를 합친 원피스, 3색 볼펜 등이 그 예죠. 물건뿐만 아니라 함께 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학기를 준비하던 지난방학 동안 ‘중대신문’과 더하면 좋을 만한 것들을 오랜 시간 고민해 봤습니다. 그 고민 끝에 ‘사진’과 ‘사람’이 떠올랐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사진을 통해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현장을 전달하는 것 모두 중대신문과 잘 어우러지리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진부에서는 우리 곁에서 중앙대를 이루는 사람들을 지면에 담아보려 합니다.
 
  그 시작은 늘 우리와 함께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기 힘들었던 학교 안 사람들입니다. 늦은 밤 학생들의 야식을 책임지시는 학생문화관 편의점 아저씨, 중앙대와 지난 36년간 함께하며 누구보다 학교에 관심이 많으신 이발소 아저씨, 하굣길 출출한 배를 달래주는 와플 아주머니 등 한 공간에 있음에도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분들을 지면을 빌려 만나봤습니다. 때론 그들이 학교와 함께 한 오랜 시간에 놀라기도 했고 동시에 그 긴 시간을 곁에 있어준 것에 감사했습니다.
 
  사실 이번 기획의 첫 취재는 조금 두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신문사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시작한 기자에게 말이죠. 한 번도 사적인 대화를 나눠보지 못한 분들께 말을 건네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그들이 지면에 얼굴이 실리는 것을 좋아할지 걱정도 됐습니다. 하지만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려 첫 마디를 건넨 순간 기자의 모든 우려가 기우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취재를 마친 후에는 제가 모르고 있던 중앙대의 역사를 알게 되어 들뜨기도 했죠.
 
  예대 학생들의 작업과정이 담긴 사진기획을 준비하기 위해 방학부터 시작한 취재도 인상 깊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졸업 작품을 준비하는 그들의 밤낮 없는 노력에 감명 받았고 학생의 작품이라고 믿기지 않는 완성도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항상 웃음으로 기자들을 맞아주는 그들에게 고마운 순간도 많았죠. 그런 감정과 동시에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양캠 축제에서는 항상 곁에 있던 평범한 학생들과 함께 해 보려 합니다. 여러분의 오늘을 단 하나뿐인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겨드리고 싶은 마음에서죠. 동시에 여러분의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하고 싶기도 하고요.
 
  사진부는 독자 여러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중앙대 사람들과 진정으로 친해지려 합니다. 취재원으로서가 아닌 학교 구성원으로서 말이죠. 여러분을 향해 내민 손을 꼭 잡아주시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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