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안 안설렝 슈창베르제,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 공저/민음인/188쪽

  현대인들은 성공을 꿈꾸며 살아간다. 그 바램에 힘입어 성공은 인간의 영혼을 삼키고 조종하기에 이르렀다. 결과물이 좋을지라도 끝없는 인내 속에 데인 상처들은 망각 속에서 터지고 곪아 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민음인 펴냄)의 공동저자 안 안설렝 슈창베르제, 에블린 비손 죄프루아는 프랑스의 심리학자다. 심리극을 책 중간중간에 설치해 놓은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직접 맞은 경험도 함께 녹여냈다. 개를 잃은 슬픔을 묶어둔 사람은 그 후에 친족을 잃게 됐을 때 또다시 감정의 응어리를 남기게 된다. 수습되지 않은 상처가 이어져 사슬이 된다면 일상은 길을 잃을 것이다.

  길게 매듭지었던 인연을 갑자기 끊기는 힘들다. 어느 정도의 고통인 것일까? 저자가 보여주는 스트레스 요인 목록에서 가장 높게 측정되는 것이 친족의 사망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타인에게 부담이 될까 봐 슬프다거나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결국 큰 슬픔을 안게 된 개인이나 가족들은 고립되고 만다. 저자는 검은 옷을 입거나 리본을 달고 장례식에서 음식을 나누는 것이 유족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주변의 도움이 전부인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극심한 두통을 겪는 자가 스스로 그 두통의 크기를 형상화 한 뒤 크기가 줄어든다고 여겼을 때 실제로 두통이 완화됐다는 사례를 제시한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먹기 등의 사소한 기쁨을 하루에 네 번 누리라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극복이 근본적으로는 당사자의 내면에서 온다는 얘기다.

  개인의 심신이 성공의 제물로 바쳐지는 시대다. 꼭 상실의 순간을 맞은 자가 아니더라도, 이 책이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내면을 살피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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