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중심대학의 바퀴는 대학원이고 그 동력은 대학원생이다. 원론적으로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상은 녹록지 않다. 학문적인 성취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많은 이들이 높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업과 무관한 경제활동을 한다. 가족에게 생활비를 기댈 수 있는 학생들의 생활은 비교적 양호하나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조교와 아르바이트, 이른바 투잡을 뛰면서 학업을 이어간다. 학문적 성취를 위해 대학원에 들어오는 순간 공부와는 멀어지는 게 대학원의 현실이다.
 
 시설 확보·장학금 지원이 부족하다는 아우성은 전부터 있어왔지만 연구 여건은 날로 악화됐다. 시설은 점점 노후화됐고, 투자는 미비했다. 학부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이 심각해진 대학이 대학원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부담은 가중됐다. 그나마 연구 수주 능력이 뛰어난 학과의 대학원생들은 등록금 부담이 덜했던 반면 등록금을 스스로 벌어야 하는 학생들에겐 ‘우는 아이 뺨 때려준 격’이었다.
 
 연구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했지만 자생적인 노력은 대학원생들이 체감할 정도로 이뤄지지 못했다. 공부 시간을 줄여가며 마련한 등록금은 만족할 만한 수준의 강의로 돌아오지 않았고, 형편없이 부족한 연구공간과 악화되는 학풍에 원활한 스터디도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 중심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대학원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만 대학원에 남을 수 있는 구조에서 벗어나 학문에만 전념할 수 있는 전일제 대학원생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만 한다. 등떠밀리는 식으로 대학원 구조조정에 참여할 게 아니다. 학과 스스로 교육 및 연구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을 고심하고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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