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학기부터 기자는 <중대신문이 만난 사람> 인터뷰를 위해 사회에서 이색적인 활약을 펼쳐온 다양한 분야의 동문들을 만나왔다. 굵직굵직한 한국드라마의 연출과 기획을 도맡은 드라마PD부터 시작해 수많은 배우들의 인물사진을 찍어온 씨네21 사진부장. 연이어 직접 탄광촌에 입성해 광부들의 삶을 그리는 민중화가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국무용가 그리고 숯을 공중에 매다는 설치미술가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예술혼이 깃든 그들의 작품세계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중앙대 학부시절을 발판 삼아 각계각층의 분야에서 최고가 된 동문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기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왔다.
 
 기자가 인터뷰이를 만나 그들의 작품세계와 인생사에 대해 듣고 난 이후 인터뷰 마지막에 항상 묻는 질문이 있다. “당신에게 중앙대란?” 인터뷰가 중앙대에서 학부생활을 경험한 동문들의 이야기를 듣는 코너인 만큼 중앙대가 그들에게 의미하는 바도 크다고 생각했다.
 
“중앙대는 삶의 지혜와 지식을 배울 수 있었던 인생의 가장 큰 원천이에요.” 
“모교 덕에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어요.”
“중앙대는 내 예술세계를 발전시키는 촉매이자 고향입니다.”
 
 중앙대가 인터뷰이들에게 의미하는 바는 꽤나 컸다. 그들 모두에게 중앙대가 바꿀 수 없는 모태이자 성장의 배경이 된 발판이었음은 분명해보였다. 
 
 그런데 보름 전 만났던 세계스카우트 이사회 의장 이항복 동문에게선 여태껏 다른 동문들한테 듣지 못했던 신선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에게 중앙대가 모태 같은 존재인 건 여느 동문들과 마찬가지였지만 모교를 대하는 재학생들과 동문들의 태도에 다소 언짢음을 표하기도 했다. “우리 동문들이 스스로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학교가 자랑스러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같다. 재학생이든 졸업생이든 스스로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당신에게 중앙대란’에 대한 이항복 동문의 답변은 기자에게 큰 충격이었다. 학교가 자랑스러워지길 기다린다는 건 현재 기자를 비롯한 일부 중앙대 학생들의 심리를 반영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색의 연장선상에서 기자도 현재 중앙대를 생각하는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일반 학생들은 듣기 힘든 이야기보따리로 가득찬 인터뷰를 하는 내내 기자로서 학생으로서 사색이 잦아진다. 한 때 기자와 같은 학생 신분으로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인터뷰이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기자도 저 인터뷰이들처럼 후배들의 인터뷰 의뢰를 받는 훌륭한 동문이 될 수 있을지. 졸업 후 떳떳한 동문이 될 수 있을지. 기자 스스로의 위치와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사실 기자는 학교를 자랑스럽게 하는 일과는 거리가 먼 평범한 학부생이다. 그러나 현재 학생기자의 신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기자는 오늘도 더 나아진 인터뷰 기사를 위해 분주해질 뿐이다. 
 
최현찬 여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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