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거리마다 ‘벚꽃엔딩’이 흘러나오는 계절이 되었다. 옷은 가벼워지고 곳곳에는 활기가 넘쳐흐른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봄이 왔다. 최근 이런 봄날과는 조금 어색한 제목의 은희경 신작이 나왔다. 좬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좭(문학동네 펴냄).
 

  다섯 편의 다른 이야기로 구성된 은희경의 소설은 개인의 고독과 슬픔 그리고 성장을 다루고 있다. 오랜 시간 살아왔던 공간을 벗어나 다른 공간에서 시작하는 낯선 삶.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개인의 고독한 이야기.
 

  소설 속 인물들은 낯선 곳으로 도피하고, 그곳에 정착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그들은 낯선 세계에서 점점 움츠려들고 자신감을 잃어간다. 그러다 천천히 깨닫는다. “시간이 걸릴 뿐이야.”, “결국 혼자 해야만 한다는 걸 가르쳐줘야 해.”(프랑스어 초급과정, 71쪽) 그렇게 그들은 조금씩 성장을 준비한다.
 

  소설 속 인물 ‘완규’는 “엄마는 누군가가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했다.”(223쪽)라고 생각한다. 소설은 우리의 고독과 슬픔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우리가 전부 비슷한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주변 사람들도 나와 다르지 않으며 결국 우리는 고독한 존재가 아님을 보여준다.


  당신은 “단 하나의 눈송이”다. 그러나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주변에는 당신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또 다른 눈송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봄이다. 당신이라는 눈송이에게 이 책이 닿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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