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박물관에 전시된 상영관 내부

무료로 느끼는
100년 영화역사
그안에 담긴 예술혼


  대학생들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문화생활은 역시 영화감상이다. 하지만 영화표의 가격은 야속하게도 한 편당 만 원을 향해 올라가고 있다. 덕분에 검색창에 ‘영화 무료보기’를 검색하는 일도 많아졌다. 영화관 앞에서 영화표의 가격과 자장면 두 그릇을 비교하고 있을 대학생들의 안타까운 속사정을 해결해 줄 고민해결소가 있다. 바로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이다.

  영화를 볼 줄 안다면 시네마테크 KOFA
  한국영상자료원 지하에 위치한 시네마테크 KOFA에서는 매일 3회, 3개의 상영관에서 작은 영화제가 열린다. 최근에 영화관 상영을 마친 작품에서부터 예술, 독립, 고전영화까지 다양한 손님들의 취향에 맞춘 작품들이 스크린에 띄워지고 있다. 현재 기획전으로 ‘한국영화 100선, Part 1’과 ‘그린라이트를 켜라’가 상영 중이다.

  한국 영화학자와 평론가, 영화계 종사자 62인은 한국영상자료원의 개원 40주년을 맞아 한국영화 100선을 선정했다. ‘한국영화 100선, Part 1’ 기획전에서는 <오발탄>, <서편제>, <밀양> 등 그들이 선정한 최고의 한국영화 12편을 오는 28일까지 상영한다. ‘그린라이트를 켜라’ 기획전에서는 <남자 사용설명서>, <노팅힐> 등 국내외 유명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오는 20일까지 상영한다. 연인인 듯 연인 아닌 연인 같은 사람과 시네마테크 KOFA에서 그린라이트를 켜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 꿈나무의 놀이터 영상도서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영상도서관을 마주하는 순간 숨이 멎을지도 모른다. 국내에 출시된 모든 DVD와 블루레이부터 영화관련 도서와 논문, 시나리오, OST까지 영화의 모든 것을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도서관을 찾는 예비 영화인들은 개장시간부터 폐관시간까지 온 종일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기도 한다.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요즘 영화가 시시한 영화 마스터라면 한국 고전영화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멀티미디어실에서 1900여 편에 달하는 한국고전영화를 VOD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상도서관의 열람실은 1인, 2인, 다인 열람실로 구성되어있다. 쓸쓸한 마음을 영화로 달래러 온 외로운 영혼, 시라노 연애조작단도 울고 갈 깨가 쏟아지는 커플,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뽀로로를 만나러 온 아이들 모두 영상도서관에서 즐거운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게다가 3D영화까지 시청할 수 있으니 개봉 당시에는 무서워서 제대로 보지 못했던 ‘괴물’을 다시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영화의 역사가 숨 쉬는 곳 영화박물관
  영화박물관에 전시된 임권택 감독의 거장으로서의 세월과 열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외투, 영화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에서 문소리의 땀과 노력이 새겨진 체육복은 모두 한국영화 역사의 한 조각이다. 영화박물관으로 들어서면 조선 최초의 영화부터 한국영화 시간여행이 시작된다. 영화의 시간 속에서는 지금은 쌍둥이의 엄마가 된 이영애도, 칸의 여왕 전도연도 앳된 신인 여배우로 남아 있다.
영화의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1911년의 원각사를 그대로 재현한 무성영화 체험관을 만날 수 있다. 멀티플렉스의 푹신한 의자도, 대형 스크린도 없다. 하지만 변사의 멋들어진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원각사에서 조선시대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다.

  “엄마! 왜 똑같은 사람을 계속 그려놓은 거야?” 엄마 손을 잡고 영화박물관을 찾은 아이는 애니메이션 기획전시관 안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인다.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의 제작과정을 총정리한 ‘종이와 연필로 만든 애니메이션 - cell에서 2D애니메이션’ 전시는 전시장 곳곳에 애니메이터들의 세심한 손길을 숨겨놓았다. ‘힘내세요~ 얼마 안남았어요!’ 특히 상영관 벽은 영화의 씬 넘버가 적힌 포스트잇으로 꾸며져 있어 애니메이션의 씬 넘버와 함께 작가들이 주고받았던 메모를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래 사람은 다 죽어. 그냥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면 되는 거야.” 영화 <내사랑 내곁에>의 명대사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이 새겨지는 한 순간의 기쁨을 위해 하루하루 노력했던 영화인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10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영화가 칸의 여왕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한국영상자료원에 보관된 필름 속에는 수많은 영화인들의 예술혼이 고스란히 남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관람정보
관람 시간
-평일 10:00~19:00
-주말 10:00~18:00
※입장은 마감 30분전까지로 제한
-휴관: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연휴, 추석 연휴
관람료 : 무료
※시네마테크 KOFA의 경우 홈페이지 (www.koreafilm.or.kr) 영화상영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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