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대행업체와 위약금 문제 원만히 해결
두 단과대 학생회, 학생지원처 명의 새터 연기 경위서 요구

  새내기새로배움터(새터) 일정을 연기하며 위약금을 청구받았던 인문대, 자연대 학생회 측은 결국 동일한 장소에서 새터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위약금을 물지 않게 됐다.
 

  지난 2월 인문대와 자연대 학생회를 비롯한 11개 단과대는 새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외대 사태 발생 직후 대학본부가 각 단과대 학생회에 새터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새터 연기를 결정한 11개 단과대 중 위약금 문제가 불거진 단과대는 인문대, 자연대, 예술대 3곳이다. 이들은 이미 행사대행업체와 계약서를 작성해 일정 변경으로 계약이 자동 파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인문대는 약1,200만 원, 자연대는 약500만 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했다. 예술대 측은 지난달 당초 계약한 장소에서 새터를 진행하기로 하며 행사대행업체와 위약금 문제를 합의했다.
 

  지난 3일 인문대와 자연대 학생회 또한 애초 계약한 숙소로 새터를 재추진하기로 결정하며 위약금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 2월 새터 연기를 결정할 당시 학생지원처(학지처)는 각 단과대 학생회에 새터 연기로 인해 발생하는 위약금을 지원해주기로 약속했다. 그에 따라 학지처가 위약금 문제를 전담해 처리 중이었다. 지난 3일 학지처는 인문대, 자연대 학생회가 계약한 행사대행업체와 만남을 가져 위약금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때 학지처는 행사대행업체와 전속 계약된 숙소로 새터를 떠나면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게 됨을 확인했고 각 단과대 학생회에 이를 알렸다.
 

  두 단과대 학생회는 논의 끝에 학지처의 방안에 동의하며 최초 계약지에서 새터를 진행하는 데 합의했다. 인문대 학생회는 최초 계약지와 충남 마달피수련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두 곳 모두 행사대행업체와 전속 계약된 숙소이기 때문이다. 단 어느 숙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새터 일자가 달라질 수 있었다. 마달피 수련원을 선택할 경우 당시로부터 4일 뒤인 지난 7일에 새터를 떠나야 했다. 사실상 안전점검을 위한 사전답사가 불가능한 일정이다. 이 때문에 결국 인문대 학생회는 최초 계약지인 전북 한국농엽연수원을 선택했다. 이 곳은 새터 연기 결정 이전에 사전답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학과별로 방배정까지 끝마친 상태였다.
 

  결국 인문대 학생회가 전북 한국농업연수원을 새터 장소로 최종 결정하며 또다시 새터 일정이 연기됐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전북 한국농업연수원으로 새터를 가는 것이었다. 부산외대 사고 직후 대부분 단과대에서 새터 연기가 결정되며 인문대 역시 새터를 연기했고, 새터 일자를 3월 7일로 결정해 일차적으로 공지했다. 하지만 당시엔 장소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지난달 28일에서야 가평 상천수련원으로 장소가 확정돼 추가 공지가 이뤄졌다. 이후 위약금 면제 방안을 알게되어 새터를 또다시 일주일 미루게 됐다. 공식적으로 총 3차례의 새터 일정 공지가 있었던 셈이다.
 

  일정이 계속 변동되면서 인문대 소속 학과 학생회는 학생회 자치 활동을 운영하는 데 차질을 빚기도 했다. 특히 영어영문학과는 새터 일정이 3월 7일부터 9일로 결정되며 그 기간에 예정돼 있던 개강총회와 동문총회를 취소했다. 하지만 다시 새터가 연기되며 불필요하게 행사를 연기한 꼴이 돼 버렸다. 영어영문학과 김태길 학생회장(3학년)은 “동문총회는 두달 전에 이미 교수님과 동문분들께 공지가 된 상태였다”며 “일단 동문총회를 가을로 미뤘지만 학생회 차원에서 미리 계획해둔 1년 행사 계획이 뒤틀리게 됐다”고 말했다.
 

  자연대는 새터가 연기되며 참여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터 일정이 방학 중인 2월에서 개강 이후인 3월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자연대 학생회는 2월 새터 참석 인원을 350명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3월로 연기된 새터엔 300명도 채 되지 않는 학생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계약서에 명시된 최소 보증 인원은 250명이라 인원 감소에 따른 추가 위약금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자연대 노소진 학생회장(물리학과 4)은 “자연대엔 학기 중에 개인적으로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많아 참석 인원이 15%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1년 중 가장 큰 행사인 새터가 미뤄진 것 자체가 유감이다”고 말했다.
 

  이에 인문대와 자연대 학생회는 학생지원처에 새터가 연기된 정확한 경위를 밝히는 공지문을 게재할 것을 요청했다. 인문대 이동현 비대위원장(철학과 4)은 “학생회는 학교의 요구에 따라 불가피하게 새터를 연기했기 때문에 학생지원처 명의로 이를 분명히 밝혀주길 바란다”며 “자칫 학생회의 준비가 미흡했던 것처럼 비춰져 학생회가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단과대 학생회장들은 지난 7일 학생지원처 관계자들과 면담 시간을 가졌다. 학생회에 따르면 학생지원처는 학생회 측에 공지문 게재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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